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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손자가 肝이식…2세대간엔 처음 "할아버지가 사실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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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손자가 肝이식…2세대간엔 처음 "할아버지가 사실 수 있다면…"

입력
2001.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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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화로 ‘시한부선고’를 받은 할아버지에게 10대 손자가 자신의 간을 떼어줘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2세대를 뛰어넘어 손자가 간을 이식한 것은 국내 처음이다.화제의 주인공은 서울 대진전자공예고교3년 고석규(高晳糾ㆍ18)군. 효심 깊은 손자는 대입 수능시험마저 포기하고 지난 23일 삼성서울병원에서 간 일부를 떼어내 이식하는 13시간의 ‘생체부분간이식’ 수술을 통해 할아버지 고학사(高鶴士ㆍ57)씨에게 새 생명을 선사했다.

석규군이 할아버지의 병세를 전해들은 것은 지난 4월. 병원에서 우연히 주치의와 할머니의 대화 가운데 “이식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는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이식’을 결정했다. 가족들은 회의 끝에 어린 손자의 당돌한 결정을 만류했다.

그러나 기대를 걸었던 아버지 창배(昌培ㆍ38)씨마저 지방간으로 ‘이식 불가’판정을 받자 결국 석규군이 지난 9월 할아버지를 위해 나섰다.

석규군은 수술 이후 지난4일 동안 중환자실에서 살을 도려내는 고통을 견뎌냈다. 간 이식은 특성상 받는 사람보다 떼어주는 사람의 고통이 훨씬 심하다.

어머니 김영순(金英順ㆍ43)씨는 “석규가고통에 몸부림치면서도 ‘할아버지는 괜찮으시냐’고 물어올 땐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고 전했다.

고교 컴퓨터 과에 재학 중인석규군은 “내 도움으로 할아버지가 오래 사실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며 “내년이라도 대학에 진학해 컴퓨터 그래픽을 공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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