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9월말 현재 1,000억달러를 넘어선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적정 수준을 훨씬 초과했으며,결과적으로 국가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고 간접 지적했다.IMF가26일 발표한‘신흥시장 경제의 적정 보유외환(Reserveadequacy in emerging market economies)’ 보고서에 따르면 1999년 이후 우리나라는 중국, 멕시코 등 아시아와 중남미의 신흥 경제국가 중에서 적정 수준을 가장 많이 초과하는 규모의 외환을 보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IMF가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단기외채와 각국의 국내 통화량(M2), 국가 위험도 등을 통합해 새롭게 만들어낸 ‘적정 외환보유액’ 기준에 따라 분석한 결과 2000년말 현재 한국 경제는 적정액(562억달러) 보다 399억달러나 많은 961억달러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초과 외환보유액은 말레이시아(초과 보유액144억달러), 태국(101억달러),멕시코(24억달러) 등은 물론이고 1,682억달러의 외환을 보유중인 중국(184억달러)보다도 2~3배 이상 많은 규모이다.
IMF는 보고서에서 “충분한 외환보유액은 외환위기의 방파제가 되는 것이 틀림없지만,반대로 과도할 정도로 많은 외환보유액은 결국‘국가 자원의 낭비(drain of a country’s budget)’라는 점을 각국은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IMF는 또 “한국의 경우 99년740억달러 수준이던 외환보유액을 2000년에는960억달러로 늘리는 등 보유 외환을 급속히 쌓아가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고 평가한 뒤“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쓰린 경험(negative experience)’을 한 일부 국가들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외환보유액을 쌓으려는 것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한국의 외환정책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한편 재경부는 이에 대해 현재 외환 상황을 감안할 때 지속적으로 외환보유고를 쌓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철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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