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이 26일 경기 의왕시 포일동의 서울구치소를 방문, 사형수들을 만난다.김 추기경이 만나게 될 사람은 살인죄로 유죄가 선고된 6명의 가톨릭 신자 사형수. 김 추기경은 이날 오전 사형수와 가족, 피해자 가족을 위한 미사를 집전한 뒤 구치소에서 식사를 하며 면담할 예정이다.
김 추기경은 이어 ‘사형폐지 범종교연합’이 마련한 KBS 열린음악회 녹화방송에 참석해 노래 ‘사랑으로’를 부른 뒤 사형제도에 대한 소신을 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추기경은 신부 서품 후 첫 부임한 대구대교구 교정사목 재직시절 사형수 목에 감긴 밧줄이 끊어지자 달려가 “괜찮냐”며 부축했지만 결국 다시 사형이 집행되는 것을 목격하고 사형제 폐지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번 방문도 천주교 서울대교구 산하 교정(矯正)사목위원회가김 추기경이 사형제도 폐지에 관심이 많은 것을 알고 적극 권유해 이뤄졌다.
이번 방문을 주선한 이창영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신부는 “사형수의 흉악한 범죄를 눈감아 주자는 것이 아니라 종신형을 적용해 구치소 내에서 생명을 마치게 하자는 게 사형폐지 운동의 취지”라며 “현재 국회의원 160여명이 서명한 사형폐지법안이 국회상정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여론 형성을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