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과 알 카이다“그대가 오늘 미국 상품을 사면서 지불한 돈은 총알로 변해 우리의 팔레스타인 형제들을 죽이게 될 것이며 내일은 두 성지에 있는 우리 아들들에게 향하게 될 것이다…”(두 성지를 점령한 미국에 대한 전쟁 선포문 중, 1996년)
‘빈 라덴과 알 카이다’(요나 알렉산더ㆍ마이클 S. 스웨트남 지음, 김병국 옮김) 는 테러 주범 빈 라덴에 대한 소설적 상상력을 거부한다.
사실 빈라덴만큼 드라마틱한 인물도 드물다.
그의 범행은 씻을 수 없는 죄악이지만 단지 주머니 칼 몇 개로 이 같은 엄청난 일을 실행한 것은 수퍼컴퓨터조차도 불가능할 만큼 완벽한 ‘기획’이었다.
하지만 테러사태 이후 쏟아지는 빈 라덴과 이슬람에 관한 저작 중 상당수는 검증 안 된 위험한 억측으로 점철되어 있다.
올 4월에 출간된 이 책은 조지 워싱턴대와 포토맥 정책연구소에서 국제 정세와 테러리즘을 연구하는 두 저자가 수집한 기본적인 정보부터 싣고 있다.
특히 원문 그대로 게재된 ‘두 성지를 점령한 미국에 대한 전쟁 선포’(1996)와 ‘국제 이슬람 전선 성명’(1998)에 주목할 만하다.
이 성명서에는 그가 왜 미국을 적으로 규정하는지, 그의 조국 사우디 아라비아를 왜 지하드의 대상으로 삼았는지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80여쪽에 달하는 성명서와 인터뷰에서는 그의 사상과 식견, 혁명가로서의 카리스마와 설득력 있는 논리를 읽을 수 있다.
2장에서는 빈 라덴의 조직과 자금력, 정보력에 대한 미국측의 연구 결과를 총망라하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미대통령의 연설문과 CIA 및 FBI국장의 국회 진술, 빈 라덴의 궐석 재판인 뉴욕 재판의 증언 기록 등 실증적 자료들도 접할 수 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자료만이 테러에 대한 올바른 대응책을 낳을 수 있다는 기획 의도에서다.
인터넷서점 아마존에서 판매순위 22위에 올라 있으며 한국과 독일, 이탈리아 등 10개국에서 동시번역ㆍ출간되었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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