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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한국 사자"바람 다시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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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한국 사자"바람 다시부나

입력
2001.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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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해외에서 다시 인정을 받기 시작한 것일까. 한국 채권의 대표물인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가산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국내 주식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몰려들고 있다.특히 담배인삼공사 주식 5억5,000만달러의 해외 매각이 성공하고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해외차입에 성공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한국물 다시 뜬다

25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10년 만기 외평채 가산금리는 미 테러 사태 이후 1.70%포인트까지 상승했으나 이달 들어 하락세를 지속, 최근 1.12%포인트까지 떨어지며 사상최저치를 경신했다.

특히 지난 해 말(2.36%포인트)과 비교하면 무려 1.24%포인트나 하락, 동일 신용등급(BBB)인 말레이시아 국채와의 가산금리차는 0.98%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가산금리가 떨어졌다는 것은 외평채의 가격이 그만큼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이 “사자” 공세를 펼치고 있다. 미 테러 사태가 발발했던 9월 한달간 외국인 주식자금이 4억5,600만달러 이탈한 반면 이 달 들어서는 15일까지 4억1,300만달러가 유입되며 보름만에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거래소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23일(1,032억원),24일(1,840억원) 등으로 급증하며 10월들어 24일까지 총 1조2,063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정부가 담배인삼공사 주식을 해외주식예탁증서(GDR), 해외교환사채(EB) 등의 형태로 5억5,000만달러를 매각하고 주택은행(1억7,000만달러),한빛은행(1억5,000만달러) 등이 잇따라 해외 차입에 성공한 것도 한국 기업에 대해 외국인들이 다시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해외차입여건 개선될까

이처럼 한국물이 상한가를 치고 있는 것은 이슬람권의 영향을 받고있는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와 금융 위기에 시달리는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에서 이탈한 자금이 이머징 마켓 중 그나마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평가되는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

외평채 가격 폭등에는 ▦거래 물량 부족에 따른 수급요인 ▦아시아지역 금융기관의 풍부한 유동자금 등의 요인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최근의 환경 변화가 단기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 여부다. 국제금융센터 마켓모니터링팀 관계자는 “외국인 주식자금 유입 기조가 당분간 지속되고 외평채를 시발탄으로 한국 채권에 대한 수요가 몰릴 경우 국내 금융시장 및 자금시장이 크게 호전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운 기업의 경우 해외 자금조달도 훨씬 손쉬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하이닉스반도체 등 대형 악재가 여전히 도사리고 있고 하반기 만기도래 회사채도 복병으로 남아있어 외국인들이 언제 다시 등을 돌릴지 알 수 없다는 것.

한은 외환모니터링팀 관계자는 “외평채 가격 상승은 외국 투자가들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따른 것으로 한국물 전체에 대한 인식 개선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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