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민 준엄한 심판" 환호한나라당은 25일 밤 개표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3곳 모두에서 승리가 확실해지자 축제분위기에 휩쌓였다.
한나라당은 재ㆍ보선 압승을 “국민의 승리”라고 축하하며 “현정권의 실정에 국민들이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고 환호했다.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비롯한 당직자들과 소속 의원 등 50여명은 당사 4층 상황실에 모여 TV로중계되는 개표 상황이 유리하게 전개되자 박수를 치며 자축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국민들의 성원에 감사 드린다”면서 “국민들의 충고와 바람을 마음에 새겨 결초보은(結草報恩)하겠다”고 말했다.
개표 초반 부재자 투표의 영향으로 서울 2곳의 후보들이 뒤진 것으로 보도되자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제 시작”이라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구로 을과 동대문 을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점차 표차를 좁혀가자 “잘한다”고응원을 하면서도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도 잠시. 오후 8시20분께부터 한나라당 후보들이 1위 자리를 차지하자 상황실에선 환호성과 함께박수가 터져 나왔다.
특히 가장 접전이 예상되던 구로 을에서 이승철(李承哲) 후보가 1,300표 이상 앞서 나가자 “승기를 잡았다”고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외부행사를 마치고 오후 8시30분께 당사 상황실에 나온 이 총재는 개표 결과를 지켜보며 “후보들을 비롯해 당원 동지들의 수고가 많았다”면서 승리를 예상한 듯 “국민들이 좋은 선택을 해 줄을 기대했고 결과도 그럴 것으로 믿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與 "최악 결과 현실화" 침울
민주당은 25일 밤 개표 상황이 중반을 넘어서면서 강원 강릉은 물론,서울 구로 을과 동대문 을 등 3곳에서 모두 패배하는 최악의 결과가 현실화하자 침통한 분위기로 무겁게 가라앉았다. 당사 종합 상화실에서 TV로 개표 상황을 지켜보던 한광옥 대표와 김기재 최고위원,강현욱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는 오후 8시30분 이후 굳은 표정을 풀지 못하다 끝내 고개를 떨궜다.한 대표는 이미 대세가 판가름 난 오후 10시께 혼자 대표실로 자리를 옮겨 26일 아침 긴급 최고위원회의 소집을 지시,사안의 '심각함'을 반영했다.
개표상황을 주시하던 박광태 의원 등은 "참패이후의 상황에 잘 대처해야 한다"며 여당의 정국 장악력 약화와 한나라당의 대역 공세를 우려했다. 그러나 당의 다른 관계자는 "이번 선거 패배는 한나라당의 의혹 부풀리기와 이를 대서특필한 일부 언론의 합작품"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김근태 최고위원과 당내 소장 그룹 등 당정쇄신 결과에 부정적 시각을 보여온 세력들은 "이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난감해 하는 모습이었다. 일부에서는 대선후보 조기가시화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성급한 얘기도 나왔다.
당 관계자들은 특히 투표 전 여론조사 결과,승리가 점쳐졌던 구로 을에서 동대문 을 보다 더 큰 격차로 지는것으로 나타나자 할 말을 잃었다.정세균 기조위원장은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지지와 이렇게 다를수 있느냐"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태희기자
taeheelee@hk.co.kr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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