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모던 록 밴드 캔디맨(Candy Man)은 재기발랄하다.서비(25)와 청안(22)이라는 남녀로 이루어진 캔디맨은 영화 ‘신라의 달밤’ OST 음반에 수록된‘일기’ (심현보 작사/박성진 작곡)를 부른 주인공.
지난 해 한 연예기획사의 공개 오디션에서 500팀을 물리치고 1위에 뽑혀 가수가 되었고 얼마 전 ‘일기’를 타이틀 곡으로 첫 음반 ‘Friday Morning’을 발표했다.
우선 이름. 캔디맨은 유명한 공포 영화의 캐릭터다. 만화 영화 주인공 캔디도 생각난다. 둘 다 모르고 들으면 달콤한 사탕을 좋아하는 사람 같기도 하다.
“캔디와 맨으로 남녀를 쉽게 구별할 수 있어 정한 이름이지요. 어감도 상큼하고요.”
서비와 ‘미래를 보는 눈’을 뜻하는 청안(靑眼)이라는 이름도 다분히 발음이 주는 느낌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깜찍한 여학생 같은 청안과 말없는 킬러 같은 서비의 대조적인 이미지만큼이나 재미난 생각이다. 하고 싶다는 음악도 그렇다. 시네마틱 모던 록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었다.
“모던 록은 우리들의 음악적 뿌리이고, 듣는 사람이 머리 속에서 영화를 그릴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늘 난 너를 만나기로 했던 카페에 조금 더 일찍 나가 기다렸지/문을 열고 날 보며 행복하게 웃는 네 얼굴을 기대하며…하지만 나의 기대와는 달리 당황한 듯한 너의 모습이 보여/문을 열고 다가와 서두르는 모습이 너무 이상해 보여’ (‘산책’ 중에서).
듣는 이에게 ‘슬프다’는 직설을 들이대는 대신 담담하게 슬픈 그림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실력이 없다면, 이름도 음악도 모두 홍보성 멘트로 들렸을 법도 하다. 그러나 데뷔 음반부터 용기있게 집어 넣은 3곡의 괜찮은 자작곡과 알록달록 색을 바꾸다가 짙은 어둠까지 그려내는 청안의 묘한 보컬, 현란하지 않으면서도 자칫 톡톡 튀기만 할 수 있는 노래에 묵직하게 힘을 실어주는 서비의 기타 연주는 그런 의심을 애초에 막아주었다.
더구나 이미 다른 가수들의 무대에 여러 번 게스트를 섰을 만큼 라이브 실력도 있다.
“우리 노래를 들으면서 어떤 그림을 그리든, 그건 듣는 사람 마음대로예요. 그냥 음악이 흘러가게 내버려두지 말고 그걸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라는 거죠.”
인터뷰 내내 수줍어하는 것 같더니만 음악을 듣게 될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똑부러지는 대답이 나왔다.
/김지영기자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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