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50여명이 이용하는 경남 마산시 석전2동 경로당의 살림을 맡은 조병옥(趙秉玉ㆍ74) 할아버지는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난방비 때문에 주름살이 더 늘었다.그는 “아무리 절약해도 한 달에 등유 2드럼(26만원 상당)은 드는데 정부에서 주는 돈은 5년째 월 11만원”이라며“노인들에게 매달 3,000원을 받아도 운영이 안돼 아무래도 이번 겨울철에는 문을 닫아야 겠다”고 푸념했다.
노인들의 보금자리인 경로당이 정부의 난방비 지원 동결로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맞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다음달부터 내년 3월까지 지원되는 동절기 경로당 난방비를 1곳 당25만원으로 책정했다. 1997년 말 겨울 이후 제자리 걸음이다. 각 시ㆍ도와 시ㆍ군ㆍ구의 추가 지원금도 20만원 내외에서 늘어나지 않고 있다.이 때문에 대부분의 경로당은 5~7년 전 수준의 지원금으로 겨울을 나야 한다.
대구지역의 경우 올 겨울 경로당 1,408곳에 지원되는 난방비는 1곳 당37만~55만원으로 95년 말 이후 변함이 없다. 경북지역은 46만원, 충남ㆍ충북지역은 25만원으로 모두 98년 말 수준이다. 5개월간 난방비가 100만원 이상 들기 때문에 경로당마다 적자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상당수 경로당은 쥐꼬리만한 정부의 난방비 지원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경로당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지원금액뿐 아니라 지원대상 숫자도 동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원금을 받지 못한 경로당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주변 사업체나 부녀회 등에 난방비를 구걸하고 있으나 경기가 좋지아 않아 도움을 받기도 쉽지 않다. 경남지역의 경우 4,339곳 가운데 28%인1,230곳이 정부 지원 대상에서 빠져 있고 부산지역도 1,536곳 중 20%인 308곳이 돈 한푼 받지 못한다.
난방비 지원을 못 받게 되자겨울철 운영을 중단하는 곳도 많아져 인천지역에서는 15%가 겨울에 문을 닫는다.
경남도 관계자는 “경로당 난방비가턱없이 부족해 중앙 정부에 현실화를 수 차례 건의했고 국감 때도 문제를 제기했지만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상기자
msyn@hk.co.kr
이동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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