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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앤 아웃 / '기획가수'와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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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앤 아웃 / '기획가수'와 '뮤지션'

입력
2001.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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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순수하고 귀엽고, 그러면서도 운동 잘 하는 조성모를 좋아했지 ‘뮤지션’ 조성모를 좋아한 게 아닙니다.”최근 조성모의 소속사 이전으로 그와 결별한 GM기획 김광수 대표의 말입니다. 그는 자신이 조성모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회고하더군요.

‘얼굴없는 가수’에서 귀엽고 순수한 소년으로, 또 ‘매실’의 꼬리표를 떼기 위해 ‘출발 드림팀’에 투입했고 3집에서는 베트남전 뮤직비디오, 사격선수 강초현과의 우정 등으로 이슈 메이킹을 시도하면서 ‘국민가수’로까지 발돋움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반면 조성모는 4집에서 자작곡을 다섯 곡이나 넣는 등 ‘기획’을 거부하며 ‘뮤지션’으로서의 독자노선을 분명히 했습니다.

김 대표는 조성모가 기획 없이는 존재하기 힘든 가수라고 생각하지만, 조성모는 자신은 기획상품이 아니라 가수이고 앞으로도 그 길을 가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조성모는 이미 3집 이후부터 김 대표와 모든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된 채 철저하게 자신의 꿈을 찾고 있었습니다.

요즘 TV에서 조성모를 자주 볼 수 없는 것도, 4집이 예상만큼 안 팔리는 것도 당연한 결과였겠지요. 결별의 이유도 돈 문제보다는 이러한 시각차이가 컸습니다.

‘뮤지션’ 조성모가 어떤 길을 갈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결별 이후 밝혀진 ‘기획’들, 그리고 여유있고 담담한 김 대표의 모습은 막강해졌다는 대중문화의 허무한 속성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자연인이‘국민가수’가 될 만큼, 기획의 힘이 대단했던가요. 영악해졌다는 대중도 결국 ‘기획물’에 웃고 울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요.

‘태초에 기획이 있었나니…’ 엉뚱하게도 이런 구절이 종일 맴돌았습니다.

/양은경기자 key@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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