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과 탈레반 반군인 북부동맹이 아프간 공습 이후 처음으로 연합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방부가 북부동맹을 주축으로 수도 카불 조기 진입을 사실상 용인, 미국의 ‘포스트 탈레반’구상에 중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은 22일 “북부동맹이 남부와 북부로 진출하도록 허용할 준비가 돼 있다” 고 밝힌 데 이어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은 “반군 대치세력에 대한 다양한 공중활동을 벌이고있다”고 언급, 북부동맹의 카불 진입을 강력 시사했다.
22, 23일 단행된 카불 북부에 대한 공습도 탈레반군 기지나 공중방어망을 타깃으로 했던 지금까지와 달리 탈레반 지상군을 직접 겨냥, 반군 진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미군의 측면지원이 본격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파키스탄의 반대, 북부 동맹이 소수 우즈벡 종족으로서 정통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 탈레반 이후 보복의 악순환 가능성 등을 들어 북부동맹의 카불 점령에 시차를 조절해 왔던 미국이 북부 동맹과 급속히 유착한 데는 다음달 중순 시작되는 라마단(금식월) 이전 전쟁을 끝내겠다는 쪽으로 미국 입장이 정리된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아프간 북부 사만간주(州) 다라_에_소우프 협곡에 대한 미군의 공습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 특수부대원 20명이 북부 동맹과 공동으로 지상작전을 수행했다는 아쉬라프 나딤 북부동맹 대변인의 22일 발언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미국의 변화된 입장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한편 21일 미군 전투기가 발사한 미사일이 아프간 서부 헤라트의 한 병원건물에 떨어져 100여명이 사망했다는 탈레반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뉴욕타임스가 23일 미국방부 관리의말을인용,보도했다. 이슬라마바드의 유엔 관계자도 미군의 오폭으로 헤라트 외곽 군 병원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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