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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리에 제일은행장 전격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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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리에 제일은행장 전격사임

입력
2001.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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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프레드 호리에 제일은행장이 23일 전격 사임했다. 제일은행은 후임에 로버트 코헨(RobertA. Cohen 52) 비상임이사가 내정됐으며, 이번 주말을 전후해 열릴 이사회에서 공식 선임될 것이라고 밝혔다.코헨 행장 내정자는 프랑스 국적의 국제적인 금융전문가로 1997년부터 1999년까지 리퍼블릭 내셔널뱅크 오브 뉴욕(Republic National Bank of New York)에서 개인 및 기업금융 담당 부회장을 역임한 뒤, 지난 해 3월부터 제일은행 경영에 참여해왔다.

소매금융 전문가였던 호리에 행장에 비해 기업금융 전문가여서 향후 기업 금융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인선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제일은행은 이날 “호리에 행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고 밝혔다. 호리에 행장도 배포 자료를통해 “제일은행이 소비자금융 은행의 리더로 자리매김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퇴임의 변을 밝혔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호리에 행장이 내년 2월인 스톡옵션 행사 가능 최소 기간조차 채우지 못하고 사퇴하자 사실상 경질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질설의 근거는 최근 있었던 제일은행 최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탈의 자체 감사. 이 때 제일은행은 약2,700억원 규모의 하이닉스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여신에 대한 지적을 받았으며, 결국 문책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도 “6월 하이닉스 GDR 발행 당시 1,000억원 규모를 매입한 것을 두고 제일은행내부에서 호리에 행장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었다”며 “이밖에 최근 호리에 행장이 뉴브리지의 입장과 달리 하이닉스 지원의사를 밝힌 점 등도 경질의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증권가의 한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는 “부실여신이야 늘 발생하는 것”이라며 “하이닉스 등 몇몇여신의 부실화만으로 이번 사태를 보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그는 “호리에 행장의 경영행태 전반을 두고 상반기부터 발생한 뉴브리지 파견 이사진들과의 갈등이 행내 경영권 다툼으로 비화했고, 결국 호리에 행장이 밀린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제일은행의 한 관계자는 “스톡옵션 및 수수료 문제를두고 금융당국 및 금융권과 빚어진 갈등도 한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호리에 행장은 이번 사퇴로 취임과 함께 부여된 스톡옵션 412만8,775주(행사가격 9,834원)를행사할 수 없게 됐다. 호리에 행장의 재임기간이 1년8개월로 스톡옵션 행사에 필요한 2년 이상 재직 조항에 저촉되는데다 자진 사퇴라 예외조항을 적용 받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떠나는 호리에

-은행장직 사임은 뉴브리지캐피탈의 의사에 따른 것인가.

"제일은행을 본궤도로 끌어올리는 1단계 임무를 다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스스로 결정했다.외부 개입은 전혀 없었다.수개월전부터 물러날 때를 생각했고 최종 결정은 며칠 전에 했다."

-스톡옵션까지 포기해야 하는데.

"스톡옵션은 현금이 아니라 경영자와 주주간의 합의 사항이다.아직 스톡옵션을 행사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해 행사를 포기하기로 했다."

-그동안 은행내 노사갈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노사갈등이 아니라 문화적 차이와 이해의 차이였다.최근에는 관계가 호전돼 많은 합의사항을 이끌어 냈다."

-하이닉스 지원에 대해 후회는 없나.

"많은 생각을 거쳐 한 것이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다.이후 반도체 가격이 급락한 것을 봐도 예측하기 어려운 분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추가 지원 문제는 후임 행장과 이사회가 결정할 문제다."

■코헨 행장내정자

-제일은행에 대한 파악은.

"18개월간 비상임이사로 활동하며 리스크관리위원회 등에 참여했기 때문에 제일은행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외부인이 아닌 내부인인 셈이다."

-향후 경영전략은.

"지금까지는 부실은행 이미지를 떨치고 소매금융을 비롯한 모든 분야를 선진화시키는데 주력해왔다.앞으로는 이를바탕으로 고객 서비스를 높이고 목표 수익을 달성하는 등 성장 위주의 경영을 할 것이다."

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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