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전황을 카타르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와의 제휴계약을 통해 중계하고 있는 CNN이 미국 언론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국익과 윤리를 도외시하고 ‘적’의 입장을 여과없이 전달함으로써 선전전에 놀아나고 있다는 것이다.뉴욕 타임스는 22일 “CNN은 이라크와 같은 나라가 제공한 화면이 선전용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대로 내보내곤 했다”는 CNN의 초대사장 리즈 숀펠드의 말을 인용, 맹공을 퍼부었다. 이같은 ‘전통’에 따라 지금도 CNN이 알자지라와 위성수신장치를 공동으로 사용하면서 칸다하르의 알 자지라 특파원이 영어로 보내는 방송을 수신, 방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또 CNN이 걸프전 당시 서방언론으로서는 유일하게 바그다드에 남아 생중계할 수 있었던 것도 “적과의 거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CNN의 종군기자 피터 아네트는 이라크측이 정한 장소에만 접근, 결국 선전용 화면만 내보냈다는 것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도 CNN이 테러사건후알 자지라 네트워크를 해외지부로 활용키로 합의했다고 전하면서 특종에 급급한 나머지 적대적인 조직의 말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에는 CNN이 알 자지라를 통해 오사마 빈 라덴과 독점 인터뷰를 시도하기도 했으며, 빈 라덴의 녹음메시지를 여과없이 방송해 백악관의 제동을 받았다는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CNN의 뉴스담당 임원이슨 조던은 “이미 지난 봄부터 알 자지라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며 “경쟁사들의 비난은 CNN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시기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정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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