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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문건 유출 '과잉수사' 지휘자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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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문건 유출 '과잉수사' 지휘자는 누구?

입력
2001.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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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에 문서를 유출시킨 임건돈 경사에 대한 무리한 법적용과 한나라당 제주지부에 대한 압수수색 등 경찰의 ‘과잉수사’는 누구 작품일까.경찰청은 정보보고서 유출에 대한 수사를 시작한 지난 20일부터 제주경찰청의 책임 하에 모든 수사가 이루어졌음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경찰청은 수사를 지휘하기보다 사후보고만 받았다는 입장이다.

경찰청은 한나라당 제주지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발부는 21일 오후 6시께 제주청으로부터 보고를 받았고 이무영(李茂永) 청장도 압수수색(22일 0시30분)이 이루어지고 난 뒤인 22일 오전 7시께 결과보고를받았다는 것이 경찰 고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 사건은 여야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걸려 있어 경찰로서는 매우 껄끄러운 사안임에도 지방청에 수사책임을 일임했다는 것은 이제까지 관행이나 상식으로 납득할 수 없는 측면이 많다.

특히 제1야당 도지부에 대한 압수수색은 정치적 파장을 불러올것이 뻔히 예견되는 만큼 지방청 단독으로 결행할 수 있었겠느냐는 시각이 적지 않다.

때문에 경찰 수뇌부의 막후지휘내지 긴밀한 협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하고 있다.

더욱이 경찰은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김홍일 의원의 제주도 여행사실을 폭로한 지 하루 뒤인 20일 김견택한나라당 제주지부 조직국장을 긴급 체포하고 다시 하루만에 한나라당 제주지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하는 등 속전속결식 사건처리를 보여줬다.

이는 여당의강도 높은 수사요구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최소한 김 의원과 서울 대신과 선후배 사이인 류봉안 제주경찰청장이 김의원에 대한 ‘배려’차원에서 무리하게 밀어부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경찰은 21일 오전까지만 해도 양자간에 금품거래 등 공모여부가 밝혀지지 않는 한 사법처리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회의적인 입장에서 불과 12시간여만에 전격적인 심야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물론 경찰은 “정치권으로부터 어떤 수사압력도 받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황이다.

더욱이 대통령의 아들인 김 의원에 관한 사안이어서 경찰이 사건처리 과정에 부담을 느꼈을수도 있다.

정치적 입김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과잉수사에 대한 경찰수뇌부의 문책론을 제기하고 있어 뒷배경이 드러날 경우 경찰이 상당히 곤혹스럽게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진황기자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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