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1패.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승부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두산은 대구 원정경기서 1승을 잡아 유리한 고지를 점한 반면 삼성은 남은 5경기를 모두 적지나 다름없는 잠실서 치러야 하는 부담을 안고있다.■무너진 삼성 선발마운드
한국시리즈가 시작되기전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삼성의 우세를 점친 배경은 갈베스-임창용-배영수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탄탄했기 때문. 하지만 갈베스와 임창용은 1, 2차전서 무너지고 말았다.
65일만에 마운드에 오른 갈베스는 1차전 선발로 나와 4이닝 동안 5피안타 3실점으로 주저 앉았고 올 시즌 두산전에서 2승 1세이브를 기록, ‘두산킬러’로 불리던 임창용도 2차전 선발로 등판,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내려왔다.
‘영건’ 배영수 하나만 남은 셈. 따라서 삼성 김응용 감독의 마운드 운용이 승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도 에이스 구자운이 호투를 했지만, 8개 구단최강을 자랑하던 중간계투진이 흔들리고 있는 형편. 1차전서 이경필 차명주가 잇따라 무너졌고 2차전에서는 박명환마저도 기대 이하의 투구로 벤치의 애간장을 태웠다.
■불뿜는 방망이싸움
양 팀 마운드가 흔들리자 1, 2차전 승부는 자연스럽게 방망이 싸움으로 판가름 났다. 1차전에서는 이승엽의 4-4 동점 홈런을 포함, 11개의 안타를 집중시킨 삼성이 우즈의 홈런 등 9안타에 그친 두산을 눌렀고 2차전에서는 장원진의 쐐기 3점 홈런 등 12안타를 몰아친 두산이 8안타에 머무른 삼성을 꺾었다.
따라서 남은 경기도 타선의 파워와 응집력이 승부의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현재로선 중심타선이 살아난 두산이 삼성보다 앞서는 형국.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했던 두산의 클린업 트리오 우즈, 김동주 등은 한국시리즈에서 타선을 이끌고 있다. 특히 올 시즌 내내 발목부상으로 고생한김동주는 2차전에서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불방망이를 과시했다.
삼성은 1, 2차전서 승부의 고비마다 홈런을 터뜨리며 이름값을 해낸 이승엽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 1, 2차전서 각각 1안타에 그친 양팀 4번타자 마해영(삼성)과 심재학(두산)의 부활여부도 변수다.
■승부의 열쇠 쥔 잠실구장
올해부터 한국시리즈 5~7차전이 무조건 잠실에서 열리게 됨에 따라 두산 홈경기인 3, 4차전을 포함, 남은 5경기가 모두 잠실구장에서 치러진다. 잠실구장이 승부의 열쇠로 등장한 셈.
일단 잠실구장이 안방이나 다름없는 두산이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두산은 올 정규리그 삼성전에서 대구구장에서는 2승8패로 부진했지만 잠실에서는 오히려 5승4패로 우세했다.
올 시즌 삼성과의 잠실경기에서 나란히 1승 무패, 방어율 0을 기록한 두산 진필중과 구자운, 잠실 두산전에서 3할9푼3리(9타점)를 기록한 삼성 박한이 등 잠실구장에 강한 선수들의 활약상도 유심히 지켜보아야 할 대목이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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