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金龍煥) 강창희(姜昌熙)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으로,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설정한 충청권 전략의 얼개가보다 명료해지고 있다.이 총재는 최근 기자들과 가진 저녁자리에서 “두 의원의 입당으로 우리 당이 JP와 등을 돌리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자민련과 선택적 정책공조를 계속해 나간다는 방침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JP와 자민련의 반발을 의식한이 총재 언설의 행간은 그러나 “내 칼에 피 묻히지 않겠다”는 역(逆)의 의미로 읽히고 있다. 이 총재는 꽤 오래 전부터 충청민심이 JP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다.
올 들어 부쩍 충청권이 동요하고 있는 것은 ‘자민련에 미래가 없다’는 불안과, JP 개인에 대한 환멸이 겹쳤기 때문이란 게 이 총재와 측근들의 생각이었다.
그렇다고 대놓고 JP를 내칠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 총재가 앞장서 JP를 배척할 경우 역 작용만 불러 일으키리라는 판단에서였다. 한나라당 입장에선 JP가 제풀에 쓰러져 고사(枯死)하는게 결과적으로 최선인 셈이었다.
“대통령 선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구태여 지금 이 시점에 JP와 등을 돌릴 이유는 없다. 김용환 의원과 강창희 의원이 충청권에서 제2의 창당에 버금가는 역사(役事)를 벌이게 되면 JP는 자연소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한 핵심당직자는 얘기는 이 같은 기류의 산물이다.
김 의원과 강 의원을 양 축으로한 한나라당의 충청권 상륙작전이 본격화할 경우 자민련 인력 풀의 흡수는 이의 필수 전제가 되겠는데, 내년 지방선거는 그 1차 결산의 장이 될 전망이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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