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커트한 머리가 유난히 상큼해 보인다.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고정관념을 깨뜨리기위한 나름의 준비다.‘우리가 남인가요’ 후속으로 29일 첫방송될 KBS1 TV 일일드라마 ‘사랑은 이런 거야’에서 미혼모 박훈숙 역을 맡은 윤해영(29)은 외모부터 변화를 주었다.
올 초 방영된 ‘비단향꽃무’(KBS)의 영주(박진희)나 방영중인 SBS ‘외출’의 정난영(추자현) 등 드라마에 등장하는 미혼모의 상이 달라지고 있다. 당당하다.
윤해영도 그런 변화를 인식한다. “미혼모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회적 현실이고,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잖아요. 그 변화를 방송이 대변해야죠. 위축되지않고 스스로의 책임질 줄 아는, 다부진 미혼모 훈숙을 그릴 거에요.”
주관이 뚜렷한 건축설계사인 훈숙은 미국 유학 중 만난 남자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지만 버림받고, 준범(이창훈)과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지만 주변의 시선은 호의적이지는 않다.
“연기자라면 탐낼만한 캐릭터죠.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수 있으니까요. 시련을 통해서 더욱 성숙해지는 모습을 그려야죠.”
‘보고 또 보고’(MBC)나 ‘퀸’(SBS)등을 통해서 굳어진 ‘공주병’ 이미지가 썩 만족스럽지는 않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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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 일일극 '사랑은 이런거야'
“여성스럽고 누군가에게 기대는 나약한 이미지에서 벗어날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했다. “실제로는 털털하고 자립심도 강한 편”이라고 강조한다.
기대도 크다. 첫 출연 일일드라마 ‘보고 또 보고’의 금주로 폭넓은 팬을 확보하게 된 좋은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세련되고 도회적 이미지가 강한 그에게 일일드라마가 얼마나 어울릴까. 벌써 결혼 4년째인 주부라는 사실에서 어느 정도 믿음이 간다.
이제 미혼모에 대해 부정적인 사회의 편견을 바꿀 수 있는 힘이 그에게 주어졌다. 물론 편견을 더욱 견고하게 할 위험도 그는 안고 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사랑은 이런거야'
‘사랑은 이런 거야’(극본 이덕재,연출 문보현)는 최근 바뀌고 있는, 젊은 부부들의 세태를 엿볼 수 있다.
남편과 아내의 성 역할이 바뀌기도 하고, 미혼모가 가정을 꾸리기도 한다. 전형적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현실에 존재하는 것들이다.
미혼모 훈숙(윤해영)과 아픈 사랑을 포용하는 준범(이창훈) 3형제의 다양한 부부상이 그려진다. 실직 후 사회적 능력이 있는 아내 안도해(김성령)를 대신해 전업주부역할을 맡는 남편 차상범(홍학표).
남녀 구분없이 무엇보다 잘하는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막내 기범(안재환)과 결혼하는 오영아(최강희)는 가장의 권위에 기죽어 지내는 시어머니의 권리를 찾아주려는 당찬 신세대 며느리다.
반면 중장년층은 전형적이다. 준범형제의 아버지 정남(장용)은 아내(윤여정)와 함께 가부장적 제도에 매몰된 모습이다.
훈숙의 부모인 박병두(한진희)와 허금난(김자옥)은 일밖에 모르는 남편과 소외된 아내로 그려진다. 문 PD는 “세대별로 다양한 사랑의 방식, 부족한 사람들을 통해 사랑은 소유나 독점이 아니라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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