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美 아프간 공격 / 아프간 '파슈툰족' 전통적 戰士규범 충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美 아프간 공격 / 아프간 '파슈툰족' 전통적 戰士규범 충실

입력
2001.10.23 00:00
0 0

미국의 공격에 대한 아프가니스탄의 ‘항전’이 계속되면서 탈레반 정권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파슈툰족의 민족성이 눈길을 끌고 있다. 파슈툰은 기원전 4세기 알렉산더대왕이 아프간을 정복할 때부터 역사에 등장한다. 윤곽이 뚜렷한 아리안계로 인도ㆍ유럽어 계열의 파슈툰어를 단일어로 사용한다.이들은 아프간의 지배민족으로 모굴제국, 영국, 소련 등 외세를 물리친 투쟁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지금도 파슈툰은 남자아이가 태어나면 새 전사(戰士)의 탄생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하늘에 대고 총을 쏜다.

파슈툰은 ‘파슈툰왈리’라고 하는 특유의 전통적 규범이 있다. 외부인에 대한 환대, 관대함, 기사도 정신, 정직, 애국심, 보복의 의무 등을 강조하는 이 규범을 어기면 부족집단에서 쫓겨난다. 학자 굴 라만 모하만드는 “이기적 동기와 무관하게 영광스러운 목적을 위해 희생하는 것은 파슈툰의 정신”이라고 말한다. 11세기 파슈툰의 국민작가 쿠샬 칸 카탁은 “삶을 더 이상 명예로써 유지할 수 없을 때 삶은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했을 정도이다.

특히 ‘나나와테’는 누구든 피신처를 요청할 경우 들어주어야 하는 의무다. 1980년대 소련군이 아프간 무자헤딘(전사)을 만났을 때 ‘나나와테’를외쳐 살아남은 경우도 있다. 탈레반이 오사마 빈 라덴을 추방하지 않는 데에는 나나와테도 일부 작용하는 것으로 보는이들이 많다.

그러나 오만의 형태로 나타나는 파슈툰의 자부심은 비극적 결과를 낳기도 한다. 스스로도 전체 아프간인의 40%에 불과하면서 타지크족(25%), 우즈벡족, 하자라족 등 다른 민족을 동반자로 보지 않는다. 야만적인 피의 보복을 되풀이하고 있는 아프간 내전은 바로 그 때문이다.

이광일기자

ki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