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쿠릴어장내 우리의 꽁치조업이 배제된다는 보도가 나온 후 정부가 부랴부랴 발등의 불을 끄는 수순을 밟고 있지만 원만한 해결은 아직 낙관하기 이른 상황이다.한일, 한러 정상회담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듯하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남아 있다.
러시아로부터 대체어장 제공을 사실상 약속 받았지만 대체어장의 경제성은 장담하기 어렵고, 일본에서 ‘합리적 해결’을 다짐 받았지만 구체적 방안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표면적으로는 일본보다 러시아측 반응이 낫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9일 “한국측 꽁치 어획량(1만5,000톤) 확보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또 양국 어민들이 합작형태로 남쿠릴어장에서 조업하는 방안에 대해 호의를 표시했다. 합작방식은 합리적이지만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대체어장 확보라는 단기적 방안과 병행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측은 러시아측의 대체어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방러했던 당국자는 “러시아는 경제성 있는 대체어장을 한국에 제공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며, 현 어획량 유지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영유권 분쟁 수역이 아닌 ‘남쿠릴 북쪽 수역’과 또 다른 어장을 대체어장으로 제시할 공산이 크다.
하지만 문제는 경제성 여부다. 남쿠릴 북쪽 수역의 경우 주로 치어만이 잡히고 기존의다른 러시아 수역에서는 꽁치잡이가 사실상 어렵다. 대체어장 제공이 생색내기에 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11월 하순 열릴 한러 어업위원회에서 우리가 희망하는 대체어장을 제시할 입장이나 어민들을 만족시킬 어장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일본의 경우 우리측 대안에 대해 입장을 유보하고 있다. 당국자들은 일본측이 약속한 ‘합리적 해결’이 한일 양측 모두를 만족시키는 해결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우리측은 남쿠릴 열도 남쪽인 현재의 어장과 바슷한 수준의 경제성이 있는 산리쿠(三陸) 연안쪽 수역을 대체어장으로 점 찍어둔 상태다.
하지만 일본측은 자국 어민을 의식,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 당국자는 “우리 어민들이 내년에도 1만5,000톤의 꽁치를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은 다양하다”며“정상간 합의를 바탕으로 구체적 논의가 진행되는 만큼 원만한 해결을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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