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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조진규감독 "작품성 점수주자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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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조진규감독 "작품성 점수주자면 ★☆…"

입력
2001.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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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히트하면 감독을 새롭게 보는게 일반적이지만, ‘조폭 마누라’의 조진규 감독(41)의 경우는 좀다르다.엄청난 흥행(21일 현재 전국 관객 404만)에 대한 찬사보다는 질시와 작품성에 대한 비난을 더 많이 듣는 편이다.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할리우드가 리메이크까지한다고 해서 문화수출의 주역이 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비난은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기세가 좀 꺾였을 뿐이다.

-억울한가.

“완성도가 낮다는 것을 안다. 인정한다. 그러나 ‘한국 영화의 퇴보’라는 지적은 글쎄, 조폭 소재가 그렇다는 것인지, 완성도가 그렇다는 것인지 명확한 논리가 없다. 감독이 충무로 토박이 출신이 아닌데다, 서세원씨가 제작비를 댔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비주류’ 영화라고 말한다. 자본에 주류, 비주류가 어디있나. 충무로의 텃세로 보이기도 한다. 아닌가.”

-어떤 부분이 미진한가.

“영상미학적인 것은 아예 포기했다. 코미디영화가 여기에 집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특히 임산부의 배를 걷어차는 장면은 편집과정에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가장 후회스럽다.”

-감독은 물론, 이 영화를 본 관객도 욕을 많이 먹는다.

“관객은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들의 선택에는 이유가 있다. 그것을 알지 못한다고 싸잡아서 매도하는 것은 지식인의 오만이다.”

-스스로 ‘라면 같은 영화’라고 표현했다. 왜 많이들 먹나.

“보통 영화는 700~800커트인데, 이 영화는 무려 1,400커트다. 속도감이 있다는 얘기이다. 잘난 조폭이 아닌 멍청한 조폭, 나름대로 ‘가족애’로 뭉친 조폭에 대한 묘사가 호감을 얻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건 조폭에 대한 미화가 아니라 다른 접근이다. 신파라는 비난을 얻기도 하지만, 언니와의 관계 역시 가족애에 대한 그리움이라고 생각한다. 욕설이 많다고 하는데, 실제 조폭들은 그보다 심하다.”

-처음부터 라면 같은 영화를 하겠다고 생각했나?

“나도 영화가 꿈이었던 사람인데 어떻게…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인도사티즈 트레이 감독의 ‘대지의 노래’다. 그러나 흥행하지 못하면 데뷔작이 곧 은퇴작이 되는 충무로 현실을 알고 있었고, 코미디가 큰 부담이 없어 이 영화로 데뷔했다.”

- ‘조폭 마누라’를 하기 전까지는.

“영남대 서양화과를 마치고, 1984년‘수녀 아가다’(감독 김현명)의 스크립터로 충무로에 들어왔다. 87~90년에는 일본 영화학교를 거쳐 와세다대 문학부(대학원 과정)에서 영화이론을 공부했다. 90년 SBS오락 프로의 한 코너인 ‘꾸러기 카메라’로 시작해 ‘기분좋은 밤’ ‘결혼할까요’ 등 오락 프로그램의 PD로 활동했다. 지금도 외주제작 프로덕션을 갖고 있다.”

-스스로 이 영화에 별을 매겨 달라. 그리고 현재 기분은.

“작품성은 ★☆, 오락성은 ★★★★☆! (★ 5개 만점) 다음 작품을 할 수 있어 기쁘다. 제의가 많이 들어온다. 코미디 한두 편 더 하겠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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