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이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의 연내 출범에 합의했다.또 선진국은 2010년, 개발도상국은 2020년까지 역내 무역을 자유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WTO 뉴라운드는 이제 시급한 현안으로 다가왔다.
뉴라운드는 우루과이라운드(UR) 이후 크게 변한 세계 무역질서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다자간 무역협상을 말한다.
특히 미국 테러사건으로 세계 경제가 장기간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다, 중국의 WTO 가입 등으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기회이자 도전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처하느냐에 따라 우리경제의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농산물 시장의 추가 개방과 스크린쿼터제를 비롯한 서비스 분야의 시장 개방이 발등의 불이 됐다.
농산물의 경우는 농민과 도시 근로자뿐 아니라 정치 세력 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풀기 힘든 다차원의 방정식이다.
스크린쿼테제는 미국이 폐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데다 최근의 영화산업 붐과 맞물려 특정 분야의 개방 차원을 넘어서는 사회적인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른 서비스 산업도 마찬가지다. 정부가 어려운 처지에 빠져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더 큰 이익을 놓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자간 협상에는 국내 산업 간의 이해도 엇갈릴 수밖에 없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따라서 어떻게, 어느 정도 국민적인 이해와 합의를 이끌어내느냐가 중요하다. 통상을 비롯한 외교 조직의 교섭력 제고가 일차적으로 정부가 할 일이지만, 못지않게 신경 써야 할 부문이 국민에 대한 자세다.
정부는 협상 내용이나 문제점, 예상되는 결과 등 협상 과정을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알려야 한다.
임기응변적 태도는 후에 엄청난 화(禍)를 부를 우려가 있다. UR 협상 때의 경험이 이를 말해준다.당시 쌀 협상을 둘러싸고 정부가 보였던 태도는 대통령이 자신의 발언을 번복하면서 국민에게 사과하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다. 정부는 이 같은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WTO 뉴라운드의 조기 출범은 국제적인 무역환경이 더 각박해짐을 의미한다. 경쟁력만이 살아남을 수있는 무기다.
이는 우리에게 기업 금융 노동 공공 등 각 부문 구조조정의 조속한 마무리를 강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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