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식 다국적군이냐, 캄보디아식 유엔평화유지군이냐’탈레반 정권 붕괴 후 출범할 아프가니스탄의 새 정부를 지원, 치안유지 등 임무를수행하는 국제군의 성격 문제를 놓고 유엔과 미국이 이견을 노출시키고 있다. 유엔의 아프간 특사인 라크다르 브라히미 전 알제리 외무장관은 최근 워싱턴에서딕 체니 부통령 등 미 정부 고위관료들과 잇따라 만났다.
그 결과 미국이 당초 선호해온 캄보디아나 동티모르 같은 유엔 평화 유지군(PKO)의파병은 가능성이 줄어드는 분위기다. 유엔은 우선 탈레반 붕괴후에도 각 정파가 군웅할거식 분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면서 유엔군 파견을 꺼리고있다. 자칫 군벌들에게 쫓겨나듯 철수한 1993년 소말리아 PKO의 실패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유엔측은 “아프간국민들은 자존심이 강해 외국 군대의 주둔에 늘 적대감을 보여 왔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대안으로 친미 국가인 터키를 비롯, 이슬람 국가가 주축이 된다국적군 파병을 제시했다. 반미 감정의 타킷인 미국과 영국은 한발 뺀채 간접 지원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안도 녹록치 않다. 터키는 비무장 군대만을 파견하겠다고 선을 긋고있고, 요르단 등은 참여 자체를 꺼리고 있다. 파키스탄이나 이란은 아프간내 특정정파와 연계돼 있어 부적당하다. 프랑스나 독일, 캐나다는 테러전쟁을지지하면서도 다국적군 파병 문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다.
유엔은 제3의 방안으로 아프간 각 정파들로 자체 평화유지군을 구성하자고 제안하고있으나, 미국은 실현가능성에 고개를 젓고 있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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