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이여 다시 한번’91년 구 유고로부터 독립하자마자 96년 유럽선수권 8강, 98프랑스월드컵3위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세계 축구를 뒤흔든 발칸반도의 신생국 크로아티아 돌풍의 중심에는 다보르 수케르(33ㆍ사진)가 있었다. 수케르는8강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3번째 골을 기록하는 등 프랑스월드컵에서만 6골을 넣어 월드컵 득점왕에 오르며 ‘골키퍼들의악몽’ 이란 영예로운 별명을 얻었다.
수케르는 월드컵을 통해 세계 초특급 왼발 스트라이커로 자리매김했지만 월드컵 이후의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여성 추문 등이 불거져나오며 급격한 쇠퇴 현상을 보였고, 2000년 여름 이후에는 무득점의 부진에 빠질 정도가 됐다. 오랫동안몸담아 왔던 레알 마드리드, 아스날 등 명문 구단에서 쫓겨나 웨스트 햄으로 이적했고 다시 글라스고 셀틱으로의 이적설이 나도는 등 여러 구단을 전전하는신세가 됐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을 준비하는 조국 크로아티아는 수케르를 잊지 않았다.유러 2000 본선 진출 실패의 수모를 안았던 크로아티아는 스코틀랜드, 벨기에 등 강호들이 버티는 유럽 6조 예선에서 그를 다시 찾았다. 예선초반의 벤치 신세를 벗어나 그의 진가가 드러난 것은 치열해진 예선 중반. 명성에 걸맞게 수케르는 6월2일 산마리노와의 예선전에서 2번째 골을 기록하며오랜만에 골잡이의 솜씨를 발휘했다.
무패로 2002년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크로아티아는 예선 8경기에서 5골을잡아낸 20대의 보스코 발라반(23ㆍ아스톤 빌라ㆍ포워드)을 새로운 스트라이커로 발탁했지만 수케르의 존재는 절대적. 골 뿐만 이니라 어시스트 부문에서크로아티아 선수중 통산 2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만능 선수이기 때문이다. 98년처럼 폭발적인 드리블로 어떤 각도에서도 대포알 슛을 쏘아대는 수케르의모습을 다시 구경할 수는 없겠지만 2002년에는 한층 노련해진 면모로 후배들을 다독거리며 4강 재현을 위해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는 아름다운 노장의모습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
●프로필
생년월일: 1968년 1월1일
포지션 : 포워드
경력 : 유로96 득점 3위
98년프랑스월드컵 득점왕
현재 웨스트 햄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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