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파격…그리고 자유…발레혁명군이 온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파격…그리고 자유…발레혁명군이 온다

입력
2001.10.22 00:00
0 0

마침내 그가 온다. 현대발레의 혁명가 모리스 베자르(64)가 이끄는 무용단 ‘베자르발레 로잔’의 내한공연이 11월 3~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한 달에 걸친 세계무용축제(Sidance)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이 공연은 무용 관객이 손꼽아 기다려 온 무대.

베자르의 이름이 세계에 알려진 것이 1950년대 후반부터이니까 40년 넘게 기다려온 셈이다. 그의 명성만으로도 올해 무용계 최대 화제가 되고 있는 공연이다.

안무자로서 베자르는 발레에 혁명을 일으켰다.

그를 세계적 스타로 만든 ‘봄의 제전’(1959)과 ‘볼레로’(1960)를 비롯해 200편이 넘는 작품에서 음악과 의상, 작품 구성 방식 등의 파격을 시도했다.

발레에 처음으로 록 음악을 사용했고, 고전발레의 상징인 튀튀(바짝 치켜올라간 챙 모양 치마)를 의도적으로 피했으며, 고전발레의 특징이던 스토리텔링과 기교의 과시를 깨버렸다.

그는 각 장면을 완전히 독립된 개별적인 것으로 만들되 전체적으로는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하나의 이미지로 담아낸다.

장면마다 음악과 의상, 등장인물을 달리 하면서, 매우 자유롭게 상상력의 이동을 보여준다. 그가 만들어내는 동작들은 몸통은 곧게 세운 채 주로 팔 다리의 동작을 중심으로 짜여지는 고전발레와 달리 몸 전체를 자유롭게 사용해 날렵하고 섬세하다.

서울에 갖고 오는 작품은 ‘삶을 위한 발레’다. ‘이른나이에 죽은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작품’이란 부제가 달린 이 작품은 전설적 록그룹 퀸의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와, 베자르의 오랜 친구이자 인생의 동반자였던 무용수 조르주 동을 추모하며 삶을 예찬하는 작품이다.

두 사람은 45세의 같은 나이에 에이즈로 사망했다. 조르주 동은 1992년 사망할 때까지 30년 간 베자르 작품의 주역이었다.

TV 영화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에서 조르주 동이 추었던 전율적인 춤도 베자르의 작품이다.

‘삶을 위한 발레’는 음악과 춤, 의상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세련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베자르는 퀸의 노래와, 35세로 요절한 모차르트의 음악을 쓴다.

의상은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지아니 베르사체의 작품이다. 베르사체 역시 이 작품의 1997년 초연을 앞두고 사망했다.

베자르는 강렬한 에너지와 탁월한 리듬감, 창조적 영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정지와 흐름’으로 요약되는 베자르식 동작은 ‘삶을 위한 발레’에서 원형으로 움직이는 군무의 정열과 정지 순간의 적절한 배합으로 생동감 넘치는 무대를 연출한다.

눈부신 백색 조명이 쏟아지는 가운데 34명의 무용수가 죽음을 넘어선 삶의 희망을 폭발시킨다.

내한공연에 맞춰 베자르 작품의 비디오 감상회(10월 30, 31일 오후 6시 세종문화회관 컨퍼런스홀), 베자르 발레 워크숍(11월 5일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내 서울시무용단 연습실)도 열린다. 공연시간 오후 7시 30분(일 오후 6시).(02)3991-700

오미환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