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정상회담후 5일만에 다시 만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보다 구체적이고 진전된 합의를 내놓았다.양 정상은 역사교과서 공동연구기구를 조속히 설치하자는 점을 재확인하고 이 기구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양국 정부가 지원키로 했다. 정부의 역할이 명시된 것은 이 기구에 구속성을부여하고자 하는 우리측 입장이 반영됐기 때문.
하지만 공동기구의 정부참여에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일측 태도로 보아 기구 구성 및 운영 방식 결정과정에서 갈등이 예상된다.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문제와 관련해 고이즈미 총리가모든 세계인들이 부담없이 참배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연구회를 ‘연내에’ 설치키로 한 것도 일보 진전이다. 물론 연구회의 검토결과가 나오기까지에는 긴 시간이 소요된다. 양국은 또 고위급 협의에서 남쿠릴 어장 꽁치조업의 합리적 해결을 모색하자는 합의도 내놓았다.
연간 3억달러를 넘는 한국산돼지고기 대일 수출 금지에 대해 일본측이 ‘지체없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내년초 하네다(羽田) 공항의 한일 전세기 운행증편 및 정례노선 대폭 증편, 입국사증의 대폭 완화 및 사증 면제 검토 등의 합의도 양국간 교류 촉진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합의는 양 정상간에 이뤄졌기 때문에 상당한 구속력을 지닌다”며 “이러한 합의가 잘 진행될 경우 고이즈미 총리의 2차 방한이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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