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궁ㆍ정자지구 용도변경’은 김병량(金炳亮) 성남시장의 선거공약이었고 재임기간 일관되게 추진됐다”는 성남시와 김 시장의 항변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성남시가 내세우는 이 주장의 근거중 하나는 1998년 6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당시 김병량 후보의법정홍보물. 이 홍보물에는 ‘분당 미개발 상업용지 용도변경’이라는 문구가 나와 있다.
그러나 대다수 분당 주민들은 “이는 백궁ㆍ정자지구를 주상복합지구로 바꾸겠다는 뜻은 결코 아니었다”고 소리 높이고 있다. 문제의 문구는‘가정경제가 안정된 지역경제의도시’라는 항목 안에 포함돼 있어“경제 분야를 강조한 개발의의미이지 상업용지에 주거시설을 짓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분당구 수내동 박모(37)씨는 “당시 분당 베드타운화의 해결책으로 산업ㆍ벤처단지를 짓겠다는 의미로받아들여졌다”며 “공약집 뒤페이지에도 디자인산업과 벤처산업형으로 지역산업구조조정을성공시키겠다는 문구가 있어 모두 미개발 상업용지를 이런 식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알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특히 에이치원개발이 사들인 땅은 당시 포스코개발이 쇼핑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에‘미개발 상업용지’로 해석하는 것은 김 시장의 ‘아전인수(我田引水)’라고 꼬집고 있다.
‘미개발’이라는 문구가 문제가 되자 성남시는 18일 ‘분당 미분양 상업용지 용도변경’이 공약사항이었다는 해명자료를 각 언론사에 보내 말을 바꾸기도 했다.
통상 선거공약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선거유세에도 백궁ㆍ정자지구 용도변경에 대한 내용은 없었던것으로 드러났다. 성남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당시 시장 후보자 합동연설회 녹음자료 어디에도 용도변경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확인했다.
성남시민모임 기획위원장 이재명(李在明) 변호사는 “만일 이 문구가 백궁ㆍ정자지구를 아파트로 용도변경하는 것이었다면 성남시민 누구도 그를 찍지 않았을것”이라며 “선거기간에 주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사항을 공약으로 내거는 후보자가어디있겠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지난 해 4월 분당지역에 출마한 국회의원 후보들이 대부분 백궁ㆍ정자지구 용도변경을 전면 백지화하겠다는 내용을 공약으로내걸고 있어 이 같은 지역 여론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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