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파괴한다.’백화점 의류매장이 나이를 잊은 고객들로 붐빈다. 이른바 나이파괴 현상(downaging)으로 20대 영캐주얼을 파는 매장에 30~50대 주부 고객들이 북적이는 것. 특히 강남지역의 백화점에서 이런 현상이 많이 목격된다.
다운에이징이란 미국의 사회학자 페이스팝콘이 저서인 ‘팝콘 리포트’에서 언급한 용어로 어려지고 싶어하는 욕구.
서울 강남 지역의 ‘날씬하고 젊은’ 중년주부들이 이 같은 다운에이징 마케팅의대상이 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10~20대타깃 브랜드인 ‘올리브데올리브’ 매장에는 고객의 50% 이상이 30~50대 여성이다. 이 브랜드는 핑크, 보라, 하늘색 등 다소 튀는 색상에 소녀같이 귀여운 스타일의 ‘공주풍’ 옷이 대부분이다.
판매원 송미영씨는 “강남의 중년 주부들은 몸매관리가 워낙 철저해 처녀보다 젊어 보인다”며 “50대엄마와 20대 딸이 함께 옷을 사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영캐주얼 브랜드의 스커트나 바지의 허리 사이즈는 28인치 이상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강남 주부들의 몸매 관리 열풍이 이 같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의 경우 20대 영캐주얼고객의 64.6%가 30~40대 여성. 현대 상품본부 바이어 변우식씨는 “처녀 같은 몸매의 아줌마들이 많아 젊은 스타일의 브랜드를 소화할 수 있는데다중년용 브랜드에 비해 가격이 싸다는 점도 인기를 끄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여성복 뿐 아니라 10~20대를 겨냥한이지캐주얼 시장에서도 나이 파괴현상은 두드러진다. 쌈지스포츠의 경우 30~60대 고객이 30%. 특히 지난 여름 휴가철에 초미니 반바지를 구입한고객의 10%가 이들 주부 고객이었다.
지난 해부터 인기를 모은 굽있는 운동화 스니커즈도 올 들어 40~50대 남녀의 인기를 얻고 있는 품목.신세계 강남점의 스니커즈 매장고객의 4분의 1이 40~50대다.
이에 따라 영캐주얼 브랜드도 중년 고객을 잡기 위해 사이즈를 늘리는 등 판촉활동에 열심이다.
현대백화점 스테파넬판매원 박현희씨는 “주부고객이 60%에 육박해 최근 들어 허리 사이즈가 30인치인 치마도 나왔다”고 말했다.
노향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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