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탈레반 최고군사령부가 포진한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 특수부대 요원을 투입함으로써 ‘테러와의 전쟁’이 지상군 간의 직접적인 전투 국면으로 들어섰다.지상전은 아프간의 겨울과 이슬람권의 라마단(금식월) 기간이 시작되는 다음달 중순까지 격화일로를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향후수주간이 대 테러전의 향배를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의 지상군 침투 작전은 파슈툰족과 탈레반의 내분을 겨냥한 남측 루트와 북부동맹의 진격을 지원하는 북측 루트 두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美,지상전 돌입
이 가운데 미 중앙정보국(CIA) 공작의 진전에 따라 칸다하르 공략을 중심으로 한 남측 진공작전이먼저 시작됐다.
북측에서도 최대 거점 마자르-이-샤리프에서 미 장교단과 반군 북부동맹 지도부와 작전 회의를 갖는 등 지상군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8명으로 구성된 미군 1개팀이 15일부터 이 지역에서 지상군 투입을 위한 '사전 답사'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국방부는 19일 '소규모 특수부대 요원들이 아프간 남부에서 활동 중"이라며 "이는 공습 다음단계인 대규모 지상군 작전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영국도 혹한기 전투에 능한 800명 규모의 해병 특수부대 병력을 투입할 전망이다.
■남부 전선
미국은 15일 특수작전용 AC-130지상근접 공격기의 화력을 선보인 칸다하르를 지상군 투입의 1차 타깃으로 삼았다.육군 특수부대 요원들은 아라비아해에서 지상군 투입 해상기지 역할을 맡은 항공모함 키티호크호 또는 칸다하르 남동쪽 320km 지점인 파키스탄 자코바바드 공군기지에서 헬기로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2명이 한팀을 이룬 '그린 베레'대원일 가능성이 높으며,CIA요원들과 함께 탈레반의 파슈툰족 출신 지휘관들을 상대로 '포섭 공작'을 벌이고 있다. 칸다하르 상공에서는 '코만도 솔로'로 불리는 EC-130기가 "미군이 오사마 빈 라덴등 테러범 체포를 위해 곧 아프간에 진입한다. 미군은 아프간 국민의 적이 아니며 군사작전을 방해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선무 방송을 하고 있다.
국방부 관리들은 "수색 및 정찰,기습공격,공습 목표 유도,북부동맹 지원 등의 임무를 띤 대규모 지상군이 조만간 추가 투입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자보 바바드 기지 주변에서는 17일부터 미군의 움직임이 분주해졌으며,키티호크포에는 UH-60블랙 호크와 AH-60아파치 등 각종 헬기와 특수부대 병력이 작전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
■북부전선
미군 장교들은 17일 마자르-이-샤리프 인근에서 북부 동맹의 라시드 도스탐 장군 등과 작전 회의를 가졌다. 이 지역에는 1만5,000명의 북부 동맹군과 2만명에 달하는 탈레반군이 일진 일퇴의 공방전을 펼치고 있으며,미군은 18일 탈레반군 잔치에 대해 융단폭격을 퍼붓는 등 사실상 북부동맹과 합동 작전에 나섰다.마자르-이-샤리프와 인접한 우즈베키스탄 하나바드 공군기지등에는 한달 전부터 미국 제10산악 사단 1개 대대병력 1,000명이 배치돼 있다.
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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