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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對테러 승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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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對테러 승리법

입력
2001.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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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부시 미 대통령은 "미국이 이 슬픔과 고통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화를 재점검하고, 우리의 이웃이든 다른 나라이든,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도울 필요성에 대해 그동안 우리가 어떻게 해 왔는지 재검토할 가능성을 보았다" 고 말했다.테러 사건 후 부시 대통령이 제기한 첫번째 미국 자성론이다. 그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또 다른 길은 미국의 선의와 선행에 있다고 했다. 공감이 가는 지적이다.

■독일의 소설가로 1999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귄터 그라스는 테러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경제적 불평등의 해소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사력으로는 테러를 막을 수 없으며, 선진국과 제3세계 간의 빈부 격차 문제인 남북 문제를 해결해야만 이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세계경제회의 개최를 제의했다.

■이지순 서울대 교수의 '총알보다는 빵을'이라는 제목의 칼럼(본보 9일자 '아침을 열며')도 같은 맥락이다.

테러조직은 외세로부터 가해지는 부당한 대우 때문에 자기가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고 믿는 집단을 배경으로 자라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이 교수는 썼다.

'이슬람'이라는 책이 이번 테러와 맞물려 뜻밖의 많은 인세를 받은 이희수 한양대교수 등 저자 12명이 아프가니스탄 난민 돕기에 5,000달러를 내놓은 것도 역시 이런 생각일 것이다.

■미국의 보복 전쟁이 언제 어떻게 끝날지 알 수가 없다. 또 미국의 의도대로 전쟁이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세계가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테러는 상대방에 대한 무지와 증오에서 싹이 튼다. 그리고 그 싹은 빈곤이라는 토양에서 자란다. 테러 없는 세상에서 살기 위해서는 빈곤의 퇴치가 절대적이라는 사실은 이번에도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이 총보다는 쟁기를 잡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것이 또 다른 라덴의 출현을 막는 길이라는이 교수의 지적은 그래서 충분히 설득력을 갖는다.

이상호 논설위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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