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어려운 판에 미국의 보복 전쟁은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없다. 여기에 생화학 테러까지 가세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는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우리 경제는 2조원 가까운 추경을 편성해 연내 집행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각종 경제 관련 비리가 줄을 잇고 있어 경기 회복은 요원해 보인다. 안팎으로 악재가 계속 쌓이고 있다.
국회는 대정부 질문에서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대응 전략과 처방을 둘러싸고 논란을 벌였다. 하지만 국민들에게는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린다.
과연 국회가 진정으로 경제를 생각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국회의원들의 마음은 이미 딴 곳에 가 있다는 '증거'가 도처에서 너무 쉽게 발견된다.
벤처 기업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희망이었다. 한국 경제가 한 단계 올라서기 위해서는 벤처 산업 육성이 절대 필요했고, 정부는 이에 갖가지 지원을 퍼부었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럽다.
그 동안 '각종 게이트'에서 드러났듯, 상당 수의 벤처는 부정하게 돈을 모으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정치가 개입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벤처 기업이 잘 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부의 대책은 너무 안이하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이유를 미국 테러 사건 이전에는 정치권에 돌렸다가 이제는 전쟁에서 찾고 있다.
부처간 갈등으로 대기업 정책을 비롯한 주요 정책이 갈팡지팡 하고 있는 사이에 우리 경제의 경쟁력은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강봉균 원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참고 견디면 우리 경제에 충분한 희망이 있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외환위기 이후 3~4년간 지속된 구조개혁의 성과가 나타나고, 정보화 잠재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3번째인 점 등을 들었다.
하지만 그 근거가 얼마나 합리적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은 장기적인 경기둔화로 한계상황에 부딪친 기업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으로 내년 1ㆍ4분기에 가파른 실업률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다시 제기되는 경제 위기론은 지나친 엄살이 결코 아니다. 나라 밖이 비상 상태일 때 안에서도 정신을 못 차린다면 그 결과는 뻔한 것이다.
우선 정부만이라도 핑계를 대지 말고 제대로 할 일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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