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변경 특혜의혹에 휩싸인 성남 분당구 백궁ㆍ정자지구내 주차장 부지를 사기로 했던 투자자 8명이 돌연 5억여원의 위약금까지 물면서 주차장 매입을 포기하고 쇼핑부지 매입을 추진 중이던 에이치원개발 홍모 회장(53)에게 거액을 전환투자한 것으로 밝혀졌다.특히 이들이 홍 회장의 권유에 따라 토지공사에 납부했던 자금을 모두 투자전환한 것으로 드러나 용도변경 정보 사전 유출과 특혜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19일 토지공사에 따르면 1994년 12월 8명의 투자자들이 성남 분당구 정자동 백궁ㆍ정자지구내 주차장 부지를 54억원에 매입키로 하고 토공과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99년 4월께 까지 계약금 5억4,000만원을 포함, 32억여원을 납부했다.
그러나 이들은 그해 5월 위약금조로 5억4,000만원을 포기하고 중도금으로낸 27억원을 받아 백궁ㆍ정자지구 쇼핑부지 매입 계약금(159억원) 마련에 허덕이던 홍 회장에게 투자했다.
그후 백궁ㆍ정자지구에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하는 용도변경 논의가 활발해졌고, 이듬해 5월 용도변경이 이뤄졌다.
토공 관계자는 “98년 말이 최종한도였던 잔금 납부 만기를 연장하는 등 자금난에 처했던 계약자들이 전원 인감증명까지 첨부해 만장일치로 5억4,000만원이란 거액을 포기하고 투자금을 전환한 배경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웠다”며 “법적하자가 없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토공측은 당시 계약자 8명에 대한 신상공개 요구를 거부했다.
에이치원개발 관계자는 “홍회장이 계약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던 중 평소 친분이 있던 지역 사업가들에 ‘그 곳은 돈이 안된다. 내가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사업하는 사람들에겐 자금 흐름과 장래 수익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주차장으로 묶여 수익이 없는 땅을 포기하고 이익이 예상되는 곳에 투자를 돌린 것이 오히려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현금 5억 4,000만원을 포기하는 ‘모험’을 할 만한 가치를 확신한 것 아니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그건 투자자들에 물어보라”며 확답을 피했다.
이와 관련, 부동산 업계에서는‘납득하기 어려운 투자’라는 반응과 함께 용도변경 정보 사전유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현지 A업체 관계자는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확실하다’는 말 몇마디로 5억여원을 포기할 수 있겠냐”며 “확신을 줄 만한 모종의 근거를 제시했을 것”이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한편, 문제의 주차장 부지는 지난해 1월 성남시가 토공으로부터 다시 매입, 모델하우스 주차장 부지로 사용하고 있으며 민되·관 합작의 오피스텔 건립이 추진중이다.
한창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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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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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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