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 대표와 무소속 강창희(姜昌熙)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은 ‘131+2’ 의 단순 산수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다양한 정치적 함의(含意)를 담고 있다.‘JP의 대체제’라는 다소 극단적인 평가조차 나오고 있는 두 의원의 한나라당 합류는 짧게는 내년 지방선거, 길게는 대통령 선거구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소지가 다분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의원 이동의단초를 제공해 정계개편의 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확대해석도 나오고 있다.
두 의원의 입당은 당장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2야 협조체제에 상당한 타격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물론 한나라당은 “2야 협력은 엄밀하게 정책공조의 틀 내에서 움직여 왔다”면서“앞으로도 이러한 기조는 변함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자민련은 “한나라당이 자민련 고사작전에 들어갔는데, 무슨 2야 협력이냐”며 싸늘한 반응을보이고 있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와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신당논의가 수면 위로 부상하는 시점에, 충청권의 반(反) JP 대표주자들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손을 잡는다는 사실도 음미해볼 대목이 적지 않다.
물론 두 의원의 효용가치가‘양김 신당’의 방어막 노릇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한나라당은“두 의원이 자민련 소속으로 있다가 우리 당으로 오는 것도 아니고, JP를 공격하기 위해 데려오는 것도 아니다”며 “두 의원의 입당과 신당논의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선을 긋고 있다.
“지방선거를앞두고 당의 충청권 기반을 보강하기 위해 두 의원의 입당이 필수적이다. 내년 대선까지는 수 많은 우여곡절이 있을터인데 서둘러 JP를 배척할 이유가 어디에 있느냐”는 한 핵심당직자의 반문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JP가 “이회창총재가 나를 죽이기 위해 두 의원의 입당을 앞당겼다”고 판단하면 양 김의 신당 행보는 그에 비례해 가속도가 붙을 개연성이 높다. 이는 끊임없이 새판짜기를 모색해 온 여권에 일정한 연쇄작용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이 와중에 자민련 의원들이 선택을 강요받는, 새로운 형태의 정계개편이 있을지도 모른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민주"야합"
민주당은 18일 “예상했던 것으로 별 일 아니다”고 평가 절하하면서도 공식 논평에서는 ‘야합’이라고 강하게 비판, 파장의 최소화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YSㆍJP의 신당창당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기도 했다. 두 의원의 한나라당입당이 기존 정치판에 변화를 가져올 경우 손해볼 것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은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충청권 민심은 다른곳에 가 있다”며 충청지역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김명섭(金明燮) 총장은 “이회창 총재와 JP의 관계가 멀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수(李相洙) 총무는 “두 의원이 충청권을 대표하는 인물이 아닌 만큼 내년 대선에는 별로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두 의원이 내각제 등의 명분을 내팽개치고 한나라당에 안긴 것은 정치 생명 연장만을 위한 배신과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이어 “입만 열면 인위적 정계개편 반대를 주장해온 한나라당이 남이하면 불륜이고 자신이 하면 로맨스라는 착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아니냐“고 꼬집었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자민련 "불쾌"
자민련은 18일 “예상됐던 일”이라며 애써 담담해 했으나 당혹감이 진하게 묻어났다.
‘한ㆍ자공조’를토대로 한 교섭단체등록 등 내심 그렸던 청사진이 흐려진 반면 소속의원의 이탈가능성 등 당내 불안요인이 배가 됐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종필 총재는 “두사람의 입당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평가는 무슨 평가. 우리 당을 떠난 사람들인데….
흥미가 없어. 질문하지 마”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JP는 “한나라당이회창 총재가 자민련과의 협력을 거둬들일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엔 “작문들 하지마.
쓸데없는 질문들을하고 있어”라며 짜증스러워 했다. JP의 한 측근은 “이 총재가 두 사람을 앞세워충청권을 파고들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며 “이 총재는 DJP공조 붕괴후 충청권에서 되살아난 ‘JP바람’에 홍역을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당직자들은 추가이탈 가능성을 자기 다짐격으로 강하게 일축했다.
오장섭(吳長燮) 총장은 “어려울수록 뭉치는 법”이라고 말했고 실제로 탈당가능성이 거론된 한 의원은 “나중엔 몰라도 지금 당을 옮기면 철새정치인으로찍히기 때문에 YSㆍJP신당설과 JP의 자구책을 본 뒤 움직여도 늦지않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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