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15일 정상회담은 순탄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간단치 않은 신경전이 있었다는 후문이다.고이즈미 총리는 역사왜곡 문제의 해법으로 역사공동연구기구 설치를,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에 대해서는 ‘부전(不戰) 결의를 다지기 위해’라는 해명을 내놓았으나 김 대통령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미묘한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김 대통령은 공동연구기구에 ‘과거사에 대한 올바른 역사기술을 전제로’ ‘협의의 조기 개시’라는 구체성을 요구, 고이즈미 총리의 동의를 얻어냈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는 더 난항이 있었다. 고이즈미 총리는 방중때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신사 참배에 대해 명확히 답하지 않았다.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김 대통령이 “신사 참배 문제의 해답을 달라”고 요구했으나 고이즈미 총리는 “전범이 아닌 조국을 위해 희생한 영령을 위로하기 위해 참배했다” “중요한 것은 21세기의 협력”이라고 비켜가려 했다.
겉도는 문답이 3차례나 계속되자 김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이 문제를 짚고 가지 않으면 다른 합의가 아무리 많아도 한일관계 개선은 요원하다”고 압박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한참 생각한 후 “누구라도 부담없이 전몰자에 대한 참배가 가능한 시설을 만들겠다”는 해법을 제시해야만 했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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