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로 예정됐던 국회 통일ㆍ외교ㆍ안보분야 대정부질문사전 원고에서 ‘친북 정권’등의 표현으로 여당의 거센 반발을 샀던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 의원이 18일 재개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원고를 거의 수정하지 않은 채 현 정권의 대북정책을 맹렬히 비난, 일부 여당 의원들이 반발해 집단 퇴장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이날 두 번째 질문자로 나선 김 의원은 “민주당이 내가 배포하지도 않은 질문원고를 입수,배포하고 의원총회에서 원색적 비난과 인신공격을 했다”고 포문을 연 뒤 현 정권의 햇볕정책과 통일방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안보관을 무차별 공격했다.
김 의원은 “6ㆍ25전쟁, KAL기 테러, 아웅산테러 등으로 우리 체제를 위협한 김정일이 통일영웅으로 변질됐다”며 “대통령이 김정일을 식견 있는지도자라고 칭송하는 등 정권이 앞장서서 우리 헌법정신을 부인하고 대통령은 틈만 나면 안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에 발끈한 김옥두(金玉斗) 설훈(薛勳) 김방림(金芳林)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이 일제히“말 조심해 “의장, 당장 중단시켜”라고 고함을 질렀고, 일부는 “XX야,너나 잘해”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 의원, 파이팅”을 외치며 맞섰다.
김 의원이 “대통령의 ‘6ㆍ25는 통일시도’발언은 6ㆍ25를 민족해방전쟁이라고 떠드는 김정일 정권의 주장을 대변한 것”이라며 독설을 계속 퍼붓자, 여당 의원 20여명은 “정신병자 말을 왜 듣냐”며 도중에 집단 퇴장했고, 일부는 총무단에 “원고가 고쳐지지 않았는데, 이게 무슨 약속이냐”고 항의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통일 외교 안보분야 대정부질문
▽유재건 민주
미일 중심 외교에서 벗어나 다자외교를 강화하라.
▽김용갑 한나라
햇볕정책은 7,000만 민족에게 오히려 그림자 정책이다.
▽송광호 자민련
일본에 면죄부 준 일본 총리 방한을 왜 졸속 추진했나.
▽신계륜 민주
한반도 평화구축 위해 동북아 평화선언 채택하라.
▽조웅규 한나라
북한의 변화가 없는 한 금강산 사업은 일단 중단하라.
▽전갑길 민주
대 테러 전담부대 운영하고 연구기관 설립하라.
▽권오을 한나라
대북 쌀 지원과 북쪽 대체어장을 교환해야 한다.
▽장성민 민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연내 답방을 촉구한다.
▽김용균 한나라
형식적 평화선언이 아닌 실질적 평화정착에 주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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