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실수로 뇌성마비로 태어난 아이에 대해 병원이 향후 아이 기대수명 동안의 모든 개호비와 치료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서울지법 민사합의15부(김선중ㆍ金善中 부장판사)는 18일 김모(38)씨 가족이 “분만과정에서 병원이잘못하는 바람에 딸(4)이 뇌성마비가 됐다”며 서울 L산부인과 의사 이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김씨 가족에게 2억4,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출산 전 태아의 머리가 골반보다 클 수 있다는 진단을 하고서도 자연분만 과정에서 이 증세를 감지하지 못해 제왕절개 시기를 놓쳤다”며 “분만시 자궁 압박으로 머리가 함몰돼 저산소증으로 뇌성마비가 된 만큼 병원은 김씨 딸의 기대수명인 만 11세까지 개호비와 치료비 등을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씨의 부인은 1997년 4월 L산부인과에서 태아의 머리가 커 출산시 위험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은뒤 딸을 출산하는 과정에서 자연분만을 시도하다 문제가 생겼으나 제왕절개 시기를 놓쳐 딸이 뇌성마비가 되자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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