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탄저균 테러 공포가 확산됨에 따라 각종 오인신고와 장난전화 때문에 경찰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하얀 밀가루, 도료재료, 석고가루 등 어디서든 흰가루만 발견하면 “탄저균인 것 같다”는 신고를 하는 통에 ‘긴급출동’이 계속되기 때문이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17일 오후부터 하룻동안 ‘수상한 가루가 발견됐다’며 들어온 신고만 16건. 해당 경찰서에서는 기동타격대에 감식반까지 총출동했지만 모두가 오인신고였다.
17일 오후 8시께는 “아들이 갖고 놀던 풍선이 터지면서 하얀가루가 쏟아져 나왔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으나, 장난감 가게 주인이 석고가루를 풍선에 넣어 판 것으로 확인됐다.
오후 9시50분께도 양천구 신정교 부근에서 ‘탄저균임이 의심되는 백색가루가 떨어져 있다’는 신고가 10분 간격으로 두 건이나 들어와 경찰이 출동했으나 문제의 흰색 가루는 인근 공사장에서 쓰고 난 석고보드 가루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탄저균 테러’와 관련한 신문 방송 보도를 보고 비닐봉지나 서류 봉투에 밀가루를 담아 길가에 두고 가는 등 장난을 하는 사람도 많아 신고 전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경찰관은 “18일 새벽 2시께는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가로수 아래 하얀 봉지가 있는데 탄저균 테러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들어와 형사감식반, 기동타격대에 카메라까지 들고 총출동했으나 쓰레기가 들어 있는 비닐봉지였다”며 “장난, 오인신고 전화일 가능성이 높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출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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