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 정부의 압둘 와킬 무타와킬 외무부 장관의 아리송한 행적을 계기로 집권 탈레반의 내부 분열상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온건파인 무타와킬 장관은17일 칸다하르에서 CNN 기자와 만나 자신의 변절설을 일축하면서 “탈레반 지도력에는 분열상이 전혀 없으며 그런 소문은 탈레반의 적들이 퍼뜨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 최고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그에게 도전할 의사가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칸다하르 남부 모처에 은신중인 것으로 알려진 오마르 역시 이날 무전을 통해 탈레반 병사들에게 “신은 거대한 이교도들을 무찌를 것이며 죽음을 두려워 말고 인내하라”고 말하는 등 건재를 과시했다.
앞서 무타와킬 장관은 강경파인 두라비 법무부 장관과 ‘변절’여부를 놓고 언쟁을 벌인 후 일주일 이상 모습 드러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망명설’과 함께 그가 극비리에 이슬라마바드에서 파키스탄 및 미국 관리들과 자히르 샤 전 국왕대표단 등을 만나 아프간의 장래 문제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심지어 그가 미 중앙정보국(CIA)에 오사마빈 라덴의 은신처를 제공했다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이처럼 칸다하르에서 벌어지고있는 ‘수수께끼’에 대한 실마리는 탈레반 온건파들의 움직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서방 시각에서 볼 때 이른바 ‘착한 탈레반’으로 불리는 온건파들로는 오마르의 통역 겸 운전사출신인 무타와킬 장관을 비롯, 하손 칸다하르 주지사, 아미르 무타키 교육부 장관 등이 꼽힌다. 하지만 이들이 오마르에등을 돌리고 세력을 결집시킬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건파들의움직임에 비중을 두는 시각들 또한 만만찮다. 구 소련과의 게릴라전 당시 아프간의 영웅 압둘 하크는 지난주 “대다수 탈레반은 착한 사람들로 이들은 오마르를 버리고 다민족 거국정부에 참여하기 위한 노력들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집중 폭격으로 탈레반군의 지휘ㆍ명령 체계가 무너져 각군들이 독자 판단에 따라 행동하는 것도 탈레반 내부 분열의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홍윤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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