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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 조선업 올 수주급감 '암초'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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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 조선업 올 수주급감 '암초' 만났다

입력
2001.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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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에도 아랑곳 않고 최대 호황을 구가하던 국내 조선업계에 ‘경계경보’가 켜졌다.세계적인 경기침체 장기화에다 화물 등 해상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선박건조 주문이 줄어 올 하반기 수주물량이 지난 해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올 해 초까지 받아 놓은 수주잔량이 충분해 당분간 실적이 좋을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지난해 수주잔량이 소진되는 2~3년 후에는 오히려 과잉설비로 채산성이 악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18일 산업자원부와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세계 조선산업이 위축조짐을 보이면서 9월까지 수주량이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34.6% 감소한 565만4,000GT(총톤수)에 그쳤다.

올 해 선박 건조량이 11.2% 늘어나고 조선 수출도 30.3% 늘어났지만 이는 업종 특성 상 2~3년 전 수주한 물량으로,올 하반기부터 수주량이 줄어든 것은 조선업계의 ‘미래 일감’이 감소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8월 말까지 22척 12억6,300만달러를 수주, 조선 수주물량이 지난 해 같은기간(69척, 36억1,100만 달러)보다 65%나 감소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앞으로 3년 후까지 선박을 제조할 수 있는 수주잔량은 62억3,900만달러에 달하지만 세계 경제가 경색되면서 유조선 등 상선 건조 주문이 줄어 주춤하고 있다”며 “선별수주를 통해 호화 여객선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눈을 돌리고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해 61척 36억달러를 수주했으나 올해는 21척에 그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상반기(13척15억 달러)물량으로 하반기 수주는 8척 8,000만달러에 불과하다. 대우조선도 지난 해 51척이었던 수주물량이 올 해 41척 34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 해 초까지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의 전세계 발주를 국내 업체가 독점하다시피 했다”며 “지난 해 수주물량이 늘어나 주문이 밀리면서 선박제조 및 납기 지연을 우려한 발주업체들이 신규 주문을 일본으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해까지 신규 선박발주가 급증했던 세계 조선시장은 하반기 들어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등 일반 상선 분야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세계 조선시장 발주규모는 2000년4,514만GT까지 급증하는 등 초유의 활황세를 보였지만 올들어 10% 가까이 감소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미국 소비가 기대 이상으로 침체될 경우 달러가치의 약세로 수익성이 더 악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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