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직접적으로, 더 공격적으로. 힙합 래퍼들의 입이 거칠어지고 있다. 사회현상을‘싸잡아’ 비난했던 이전과는 달리 이제는 특정 아티스트와 기획사에 대한 공격도 서슴지 않는다.최근 2집을 발표한 힙합그룹 CB MASS는 ‘일어나라’라는 노래에서 ‘마이더스의 손 SM 그리고 싸이더스 Japanese Dance 베껴/ 바보들 속여서 주머니채워…’ 라는 가사로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모처럼 양군기획 대표 양현석이 참여한 페리의 첫 앨범(9월부터발매)의 ‘Oh No’라는 노래에서는 ‘너의 억지 패러디/ 니네 그 패거리는 기본 예절이 없는 거머리’라는 공격적인 랩을 뱉었다. ‘컴배콤’ 뮤직비디오에서 자신의 혀 짧은 발음을 비꼬았던 패러디가수 이재수를 겨냥한 것이다.
뿐만 아니다. 김진표는 2집에서 ‘진표 생각’으로‘웨스트 사이드’를 표방하는 유승준을 비난하고 있다. ‘남이써온 랩을 외워서 하는 경우 너는 성우 …여기는 미국 아냐 /얼어죽을 east side west side 외치지만 말고/제대로 좀 해봐’ 이에 대해 유승준은 5집 ‘너의 기준’에서 ‘너희만 진짜 M.C(힙합의 보컬) 아니다. 난 랩한다고 말도 안했다’라며 맞받아쳤다.
이런 현상은 사실 외국에서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다른 갱(gang)단 소속원에 대한 비난과 여성 비하를 주 내용으로 하는 ‘갱스터랩’은 한때 힙합을 주름잡았다.
또 갱스터랩으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힙합뮤지션 투팩(2Pac)과 반대 진영의 거두 노토리어스 비아이지(Notorious B.I.G)가 가사를 통해 난투극을 벌이다가 96년원인 모를 총격전으로 잇따라 사망한 일은 너무나도 유명하다.
최근 두드러지는 힙합의 공격적인 가사에 대해 m.net 신형관 PD는 “힙합문화의 본격적 유입으로 대중가요에서 ‘겸양의 미덕’이 사라지고 비난이 노골적이고 대담해졌다”고 분석했다.
힙합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자신감을 얻어 그 본령인 비판정신이 본격화되는 징후로도 볼 수 있지만 회의적인 의견도 많다. “대부분 이슈메이킹을 위한 선정적인 가사짓기다. 과연 누구를 욕할 자격이라도 있나.”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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