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대한 테러 이후 처음으로 20~21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아ㆍ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21개 국가 및 지역 정상들은 미국 주도의 반 테러 국제 연대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무엇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의와 개별 정상회담을 통해 테러조직 근절을 위한 국제 연대의 틀을 공고히 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키스탄 등 아프간 주변국에 대한 인도적 지원 ▦탈레반 붕괴 후의 아프간 재건에 대한 협력 ▦테러 자금 근절 방안 등도 부시 대통령이 역점을 두게 될 사안이다.
현재 회원국들은 미국의 입장을 원칙적으로 지지하면서도 아프간 공격에 대해서는 지지의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21일 발표될 공동 선언문의 초안에서 각국이 반 테러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을 지지하면서도 오사마 빈 라덴이나 아프간 공격을 직접 거론하는 데 반대하고 있는 것은 역내의 복잡한 정치적 이해관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때문에 개별국간 정상회담이 이번 APEC의 의미를 읽는 보다 중요한 잣대가 될 전망이다. 우선 부시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 동안 구축된 연대를 확인하면서 향후의 전략적 제휴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러시아의 적극적 지지 대가로 경제지원과 체첸 반군 진압 묵인 등의 대가가 건네지는선에서 대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 주석의 반응이다. 중국은 미국의 대 테러 전쟁에 원칙적인 지지를 보내면서도 유엔의 결의를 거치지 않은 아프간 공격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국으로서는 군사작전상의 필요에 의해서라도 테러리스트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가지고 있는 중국을 끌어 안아야 할 상황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와 관련, 부시 정부는 중국과의 정보 교환을 촉진하기 위해 중국에 군사 관련 장비의판매를 금지하고 있는 제재 조치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이슬람 국가들과 미국간의 대화 내용도 주목 대상이다.미국은 이들 국가 정상에게 아프간 공격 목표는 테러리스트이지 이슬람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지만 자국내 이슬람 과격세력의 비판에 직면한 이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끌어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김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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