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앨범이 개인적으로는 제일 맘에 듭니다.”이현우(35)의 당당함이 의외로 느껴진다. TV에서 익히 보아오던 겸손하고 절제된 모습 때문일까. “이창현, 앤디 서 등 신예 작곡가들을 많이 썼으니까 어떻게 보면 제 손길이 가장 덜 간 앨범입니다. 그래서인지 더 유연하고 변화무쌍하게 잘 나온 것 같아요.”
소지섭 박진희 등 청춘스타들을 동원해 호주에서 촬영한 뮤직비디오도 “어색한 내 모습이 안 나와 정말 좋다”며 대만족이다.
그는 “비빔밥에 치즈를 얹었다”고 명쾌하게 정리했다.
“제 음악은 비빔밥이에요. 힙합이든 재즈든 어차피 우리 음악은 아니니까 섞어서 ‘가요화’한거죠” 게다가 ‘싱어송라이터’의 고집을 덜고신인 작곡가들의 블루스, 재즈, 힙합,하드코어를 고루 섞어 ‘치즈’의 풍미를 더했다.
7집 ‘Free Your Mind And Body’는 굳이 특정 장르를 고집하지 않은 채, 앨범 제목처럼 ‘힘을빼고’ 퓨전식으로 맛깔스럽게 차려냈다.
오케스트라로 웅장하면서도 쓸쓸하고 애잔한 선율을 뽑아낸 ‘The End’ (이창현 작사ㆍ작곡)가 타이틀곡이다.
이현우가 가장 아낀다는 곡은 산타나를 떠올리게 하는 서늘한 라틴기타 선율의 ‘슬픈 이야기’. 그런가 하면 빅밴드 재즈풍의 ‘I’ll Be The Man’과 디스코리듬을 샘플링한 펑키 리듬의 ‘Give Me Love’도 산뜻하다. 그런가 하면 ‘가시나무’를 리메이크한 ‘까시나무’에서는 시원한 리믹스 감각을 자랑한다.
이현우는 91년 데뷔 앨범에서 댄스곡 ‘꿈’으로처음 리믹스를 시도했고 97년 ‘헤어진 다음날’에서는 샘플링을도입하는 등 끊임없이 새 길을 걸어 왔다. 하지만 “노력만큼 제대로평가받지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워한다. 어눌하지만 아귀를 척척 맞추는 이색적인 진행자로, 한번쯤 말 걸고 싶은 부드럽고우수에 찬 남자로. 어색한 듯 묘한 조화를 이루는 캐릭터는 ‘결혼하고 싶은 남자1위’로 꼽힐 정도로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그 이미지가 그를 ‘이현우표발라드’와 핸섬한 노총각의 틀에 가둔 것도 사실이다.
음악생활 10년. 그는 ‘노총각 4인방’도 ‘수요예술무대’의 진행자도 아닌 음악인 이현우로 거듭나고 싶어한다.
방송 스케줄을 가능한 한 줄이고, 이색적인 방법으로 팬들과 만난다. 27일 오후 7시 뉴욕 무역센터를 연상케 하는 코엑스5층 옥상에서 반테러콘서트 ‘No War, No Terror’를 열어 수익금을 미국 대사관을 통해 전액 한인회에 기부한다. 1588-7890, 1588-1555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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