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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찰총수의 票밭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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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찰총수의 票밭 마음

입력
2001.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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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두 손으로 악수하는 버릇이 생겼어요.""30년 한(限)을 다 풀었다", "후진에게 길을 터주겠다"는 등 퇴진을 시사하는 말로 눈길을 끌었던 이무영(李茂永) 경찰청장이 지난 16일 기자간담회를 끝낸 뒤 악수를 나누며 던진 한마디다.

오는 21일 '경찰의 날'을 맞아 미리 배포한 '경찰동지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퇴임 분위기가 물씬 풍겨놓은 상황에서 향후 거취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이었다.

이 청장은 그동안 내년 지자제 선거에서 전북지사 후보감으로 거론돼왔고 잦은 전북 출행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없이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만 말해왔다.

이 점을 감안하면 그의 새로운 '악수버릇'은 출마결심을 굳혔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을 만큼 한걸음 나아간 것이다.

경찰총수로는 드물게 2년간 경찰조직을 이끌어온 이 청장이 후진에게 길을 터주고 새로운 도전의 길에 나서는 것을 결코 사시(斜視)로 볼 이유는 없다.

퇴임이후 잘못된 처신으로 구속까지 되기도 했던 과거의 청장을 볼 때 경찰 출신의 민선지사로 변신할수 있다면 당연히 좋은 일이다.

더구나 경찰개혁을 주도하면서 '홍보청장'이란 별명까지 얻은 그가 정치인으로 성공하는 것은 분명 경찰의 위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현직에 있으면서 퇴임을 시사하는 발언과 행동을 하는 것은 곱게 보이지 않는다.

테러정국 등 상황을 고려할 때 경찰조직이 청장의 말 때문에 술렁이는 것도 물론 바람직하지 않다. 마음은 벌써 콩밭에 가있을지 모르지만 '반(半)정치인'이라는 말은 치안총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정진황 사회부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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