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와 뉴욕, 워싱턴의 언론사와 의회지도자 사무실에 배달된 탄저균 우편물들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톰 대슐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 사무실에 배달된 편지에서 발견된 탄저균 포자는 고도로 정제된, 순도 높은 균으로 생물학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수사결과 밝혀졌다.
대량생산 능력이 있는조직의 전문가에 의해 제조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이 탄저균은 6일 사망한 아메리칸 미디어 사진 편집장이 흡입한 것과 유사한 폐 탄저균으로 공기중 전파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고 미 언론들이 16일 보도했다.
또 대슐 의원과 NBC방송에 배달된 편지는 동일인의 범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로버트 멀러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16일 “두 우편물이 뉴저지주 트렌턴 소인이 찍혀 있는 것 외에도 필적이나 내용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 편지들은 ‘미국에 죽음을’‘당신들은 죽을 것이다’‘알라는 위대하다’등의 문구를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
그러나 수사관계자들은“‘알라 …’등의 문구가 있다고 해서 오사마 빈 라덴이나 이슬람 테러 집단과 관계가 있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면서 신중한 입장이다.
대슐 의원도“탄저균 우편물 사건이 오사마 빈 라덴이 아닌 다른 사람이 저질렀다고 해도 놀란 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FBI는 현재 대슐의원, NBC에 배달된 두 우편물과 다른 우편물들의 연관 관계를 파악하는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FBI는 플로리다와 뉴욕, 워싱턴 등 세 곳의탄저균 출처가 동일한 것 같다는 심증을 갖고 있으나 공식 언급은 자제한 채 최종 시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한편 이달들어 탄저균등 위험물 신고가 2,300건이나 있었으나 대부분 가짜나 장난신고로 밝혀졌다. 이날 하루동안에도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집무실과워싱턴 포스트, USA투데이 등에 백색 분말이 배달됐으나 탄저균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존 애쉬크로포트 법무부 장관은 “지난 주 코네티컷주 환경보호국에장난으로 탄저균 신고를 남자 직원을 기소했다”면서 모방 범죄나 장난질을 엄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