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미국 테러 대참사를 계기로 '웃음을 잃은' 서구에서 코미디언들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미스터 빈'으로 유명한 영국의 코미디언 로완 앳킨슨은 16일 영국에서 종교적 증오심을 막기 위해 새롭게 마련된 조치들이 코미디언을 질식시킬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앳킨슨은 더타임지에 보내는 편지에서 "종교를 비웃고, 종교적인 유머를 하는 것을 불법으로 만들 소지가 있는 이번 계획에 경악했다"며 "나는 항상 종교까지 포함해서 조크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주제는 없다고 생각해왔다" 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15일 반테러 조치로 종교적, 인종적 갈등을 유발시킬수 있는 선동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표했다.
이 법을 어기면 최고 7년의 징역까지 처하게 된다.
골드버그 "이 와중에 코미디상 수상?"
한편 테러참사로 코미디언들의 활동이 위축된 가운데 미국의 여성 코미디언 우피 골드버그(45)가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마크 트웨인 아메리카 유머 상을 받았다.
주최측의 끈질긴 전화공세에 마지못해 수상제의를 수락한 우피는 15일 밤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하마터면 받지 못할 뻔했다”고 말문을 연 뒤 “지난 달테러가 발생했는데 유머 상을 받는다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다시 예전의 자신감을 회복하고 웃어야 합니다. 꼭 웃어야 해요” 라고 덧붙였다.
이 상은 미국 작가마크 트웨인의 유머정신을 기리기 위해 케네디센터가 1998년 제정한 상으로 그 동안 리처드 프라이어, 조나단 윈터스, 칼 라이너 등이 수상했다.
이 상의 특징은수상자들의 동료 코미디언들이 나와서 축하공연을 하고 시상식을 미국의 교육방송인 PBS에서 방영한다는데 있다.
올해는 우피 골드버그의 시상을 축하하기위해 앨런 킹, 크리스 록, 로빈 윌리엄스와 빌리 크리스탈 등이 참석했다. 또 영화 ‘러시아워’에서 공연했던 크리스 터커는 “당신은 이제 전설이되었다”며 축사를 했다.
우피 골드버그는첫 해 수상 축하공연에 동참한 인연이 있다.
박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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