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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용인 '교통공존'길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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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용인 '교통공존'길 없나

입력
2001.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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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 분당신도시에 거주하는 김모(37ㆍ분당구 수내동)씨는 아침 출근때 마다 짜증이 난다.용인지역의 인구가 급증하면서 최근 분당이 종점이던 서울행 버스들이 수지 죽전 구성 등 용인 각 지역으로 연장 운행하면서 자리에 앉기가 ‘하늘의 별따기’로 변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침마다 꽉 막힌 도로에서 1시간 이상 서 있는 것이 너무 힘들어 자가용 출퇴근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용인 수지읍에 사는 이모(36ㆍ수지읍 죽전리)씨도 짜증나기는 마찬가지다. 서울행 시내버스가 대부분 분당을 구석구석 지나다니기 때문. “분당을 돌다보면 30분을 그냥 보낸다”는 게 그의 불평이다.

분당과 용인 등의 교통난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지만 주민들의 가슴에는 자치단체에 대한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서울행 버스노선을 더 많이 늘이든, 아니면 다른 획기적인 대안을 내놓든 빨리 행동에 옮길 것을 주민들은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자치단체들은 뾰족한 대책이 없어 냉가슴을 앓는 중이다. 서울시가 포화상태에 달한 교통여건을 들어 수도권 버스의 서울 진입을 극력 반대해 문제 해결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앞으로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성남과 용인시측은 서로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는 듯한, 다소 이기적인 해결방안을 내놓고 있다.

용인의 ‘무임승차’식 교통정책을 비난하는 성남시는 광역도로망과 신분당선 건설 등 수도권 교통망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는 시가 전문연구소에 용역을 줘 작성한 성남시 교통개선대책 조사보고서. 이 보고서는 수도권 교통망 확충을 미룰 경우 2006년 용인에서 분당을 거쳐 서울로 가는 모든 도로가 극심한 교통난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경부고속도로 판교~양재,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판교~구리, 분당ㆍ수서 도시고속화도로 양현~수서 구간, 국도 3호선 갈마터널~여수 등은 교통 소통이 최하위 등급(F)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용인시도 최근 도시교통정비기본계획 및 중기계획(안)을 내놨다. 이 계획은 분당선 연장노선과 신분당선이 개통된 2010년께 용인~서울 출근시간(오전 7~8시)대의 교통혼잡도가1.06에서 0.95로 다소 낮아지나 여전히 교통혼잡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용인 인구가 그때는 90만명을 넘어서 서울 출근차량이 현재 1만2,000대에서 1만8,000대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용인시는 해결책으로 신분당선의 수지지역 연장 운행과 경부고속도로의 출근길 버스전용차선제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신분당선의 수지연장 운행 등에 대해서는 성남시가 지하철 혼잡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신분당선 연장에서 보듯 두 자치단체의 교통난 해결책은 현실적으로 공존이 쉽지 않다. ‘님비현상’을 초래할 위험도 높다.

경기개발연구원 송제룡(宋制龍)연구원은 “서울시와 경기도가 공동으로 대중교통 노선조정을 할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보완책을 마련하는 수밖에 없다”고강조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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