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탄저균 테러가 미국 정치의 총본산인 워싱턴의 의사당까지 확산되자 워싱턴은 물론, 미 전역은 생화학 테러에 대한 불안감으로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의사당 주변 도로에 대한 화물 차량통행 금지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미 의회는 이날 외부 공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모든 창문을 밀폐형 2중창으로 교체했으며 냉난방 송풍기등을 점검했다.
의원들과 의사당 직원들은 민주당 상원 원내 총무인 톰 대슐 의원 사무실에 탄저균 우편물이 전달된 소식에 경악하면서 의회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사자인 대슐 의원은침통한 표정으로 의사당 밖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 보좌진들은 테러사건과 무관한 사람들”이라며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슐의원은 “다행히 문제의 우편물은 의사당의 사무실이 아닌 의사당 밖의 개인사무실에서 개봉됐었다”며 “그러나 우편물을 열어볼 당시 사무실에는 무려 40여명이나 있었던 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늘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의회는 결코 문을 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슐 의원의이 같은 결연한 의지에 따라 이날 오후 상원은 당초 예정대로 분과위원회 등을 속개했으나 많은 의원들이 모임에 불참했다.
상원 부속 건물인하트빌딩 5층에 위치한 대슐 의원과 인접한 사무실을 쓰고 있는 마이클 크레이포의원(공화당ㆍ아이다호주)은 “이번 일로 우리가 느끼는 불안감은 9월11일 테러때와 비슷하다”며 “의원들에게 배달되는 우편물을 먼저 취급해야 하는 비서들은 무척 당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회 경찰서에는 이날 오후 10여 차례나 수상한 우편물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잇달았다.
댄 니콜스 의사당 경찰서 대변인은 “신고된 우편물들에서 이상물체가 발견되지는않았다”며 “발신지가 없거나 분말 성분이 들어있는 것으로 추정돼 신고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밝혔다.
니콜스 대변인은 “의회 보안 당국은 이미지난 주부터 모든 우편물에 대해 X-레이 검사를 실시하는 등 철저한 검색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조금이라도 이상한 우편물이 발견될 경우 개봉하지 말고 즉시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 탄저균 우편물이 의사당에 배달된 사실이 알려지자 전세계 언론사들의 워싱턴 특파원 사무실이 입주해 있는 내셔널 프레스 빌딩도 우편물 검색을 강화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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