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공격 이후 일약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 카타르의 아랍어위성 TV 방송 알 자지라에 미 고위관리들의 출연이 줄을 잇고 있다.지난달 23일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을 시작으로 11일 국무부 국제개발국장,12일 근동 담당 차관보, 15일 콘돌리사 라이스 대통령 안보담당보좌관, 16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 등이 이 방송에 출연했다. 조만간조지 W 부시 대통령까지 출연할 예정이다. 파월 장관만 때까지만 해도 방송사 측에서 통사정해 성사시킨 인터뷰였다. 그러나 이후 사정은 반대가 됐다.
이처럼 ‘이상한’ 양상을 워싱턴 포스트는 ‘홍보 외교(public diplomacy)’라는 표현으로 진단했다.
최근 몇 년 사이 미국은 해외 홍보 담당 기구와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국무부외청 격이던 미 해외공보처(USIA)는 폐지됐고, 홍보ㆍ문화원 등 외국 주재 기관과 인력은 대폭 삭감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미국이 홍보전을 강화하고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는 주장이 많이 나오고 있다. 유아독존식으로 행동하던 미국이 외국 방송 등을 통해 아랍ㆍ이슬람인들에게 미국의 논리와 정당성을 널리 알리는 것이 “효과적인 외교 무기”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사태나 이라크 경제제재 문제 등을 놓고 볼 때 미국의 진정한 홍보는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는 점을 중동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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