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집권 탈레반 정부의 압둘 와킬 무타와킬 외무부 장관이 최고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의 승인없이 독자적으로 대미 비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탈레반 내부의 분열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가시화 여부에 따라 미국의 아프간 공격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무타와킬장관은 15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방문, 파키스탄 정부 고위 관리들과 비밀회담을 갖고 미국이 공습을 중단할 경우 오마르를 설득해 오사마 빈라덴의 신병을 인도하겠다는 타협안을 제시했다고 뉴욕 타임스와 파키스탄 현지언론이 16일 보도했다.
탈레반의 대표적 온건파로 알려진 무타와킬 장관의이 같은 제안은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을 통해 콜린 파월 미국 국무부 장관에게 전달됐다고 신문들은 전했다.
파키스탄의프론티어 포스트도 이날 이 비밀회담에서 무타와킬 장관이 미국의 공격 중지를 전제로 탈레반의 지도부를 교체하며 대외정책 전반을 재검토한다는 ‘화평안’을 제시하면서 파키스탄측에 중재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와관련, 파월 장관과 무샤라프 대통령은 16일 회담을 갖고 탈레반 이후 아프간 차기 정권 수립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파월 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아프간 차기 정부는 파키스탄을 포함한 모든 이웃 나라에 우호적이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탈레반의 온건 세력, 북부동맹과 남부의 부족 지도자 등을 포함한모든 아프간인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샤라프 대통령도 현재 탈레반 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파슈툰족도 아프간 차기 정부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16일 특수작전 사령부 소속 AC-130 지상 근접지원 공격기를 동원,칸다하르 등을 집중 폭격했다.
CNN 방송은 미국의 이 같은 공격은빈 라덴과 그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 및 탈레반에 대한 제 2단계 작전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페샤와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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