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요리의 진수, ‘만한췐시(滿漢全席)’를 국내에서 맛 볼 기회가 생겼다.만한췐시는 중국 청(淸) 시대에 꽃을 피운 중국 황실의 정통 연회 요리. 19일 서울힐튼호텔 중식당 타이판에서 개최되는 ‘중국 황실연회’에서는 한ㆍ중ㆍ일 삼국의 중식요리 전문가들이 전통 황실요리에쓰인 고급 식재료를 현대적으로 조리해 각종 요리를 선보인다.
■중국의 황실 요리,만한췐시
요리천국 중국에서 음식의 발달은 황실의 흥망성쇠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전쟁에서의 승리, 황제의 생일, 국경일 등 나라의 대소사가 있을 때마다 궁 안에서는 대대적인 연회가 펼쳐졌다.
이때 발전한 요리들은 은(殷) 왕조에서 시작, 청 왕조의 ‘성원록’, ‘수원식단’ 등의 요리책으로 전해져 왔다.
황실요리 전문가인 싱가포르 CDL 젠홍웬(簡鴻文) 조리장은 “세심하게 준비된 보기 좋은 모양, 깔끔한 맛, 부드럽고 가벼운 양념, 향기 맛 색깔의 통일성 등이 황실요리의 특징이었다. 체계적으로 전해진 황실 음식이 서민요리와 어우러지면서 오늘날의 중국요리의 토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만한췐시는 한족, 만주족, 몽고족, 회족, 장족 등 중국 내 5대 민족이 한 자리에 모여 갖가지 희귀재료로 황실에 진상할 요리를 만들었던 것에서 유래했다.
이때 쓰인 재료들은 곰 발바닥, 낙타 등, 원숭이 골, 코뿔소 뿔 등 희귀한 것이 많았다.
“황실에서 큰 연회가 있을 때면 각 지방의 호족이나 관리들이 앞 다퉈 진기한 요리재료를 진상했다. 이를재료로 이틀에 걸쳐 100가지 이상의 음식이 만들어졌던 것이 중국 정통 황실요리로 발전했다.” 타이판 이휘량 주방장의 설명이다.
■황실요리의 현대적 해석
원래 중국요리의 특징은 다양한 재료를 바탕으로 불의 가감을 조절하며 맛을 내는 것. 북경, 사천, 광동, 상해 요리로 대표되는중국 요리는 각지에서 나는 해산물이나 육고기, 특이 재료를 바탕으로 고급스럽고, 매콤하며, 담백한 각양각색의 맛을 낸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중국요리의 느낌은 기름기.
하지만 이번에 선보이는 ‘중국 황실연회’에서는 이런 기름기를 뺐다. 그리고 재료도 전복, 샥스핀, 바닷가재, 거위간 등 거부감 없는 것으로 골랐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 삼국의 대표적인 중국요리 전문가들이 최상의 재료로 현대적인 맛을 내기 위해 협력했다.
일본 나고야 힐튼호텔 중식당 이꾸오 요네카와(米川郁夫) 조리장은 현지에서 일본식 소스를 중국 황실연회요리에 가미해 발전시킨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요네카와 조리장은 “광동요리를 기본으로 각 재료에 잘 어울리는 소스를 곁들여 일본의 담백한 맛과중국 음식 특유의 향취를 동시에 느끼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중국 출신 젠 조리장의 신 맛과 단 맛이 함께 강조되는 정통 중식, 자연소스를 바탕으로 한 담백함이 특징인 한국 이 조리장의 요리도 곁들여진다.
■중국 황실연회 행사
서울힐튼호텔에서 선보이는 중국 황실연회 코스는 9가지 메뉴로 이뤄진다.
요리는 카파치오 스타일의 해물 냉채로 시작된다. 거위간을 1㎝ 두께로 살짝 썰고 오리 가슴살을 육수에 잰 뒤 튀겨낸 오리와 거위간 요리는 발사믹 소스의 맛이 돋보인다.
이어지는 메뉴는 게알 소스로 맛을 낸 샥스핀 덩어리 요리. 연한 동남아산 게요리와 성게알 소스를 곁들인 바닷가재도 상큼한 해물의 맛이 그대로 살아난다.
소고기를 살짝 지져서 기름종이에 싼 뒤 오븐에 구워낸 소고기 요리도 브랜디 계열의 XO소스를 곁들인 것이 독특하다.
이 주방장은 “대만, 홍콩, 싱가포르등지에서는 황실연회 요리가 성행하고 있다”며 “전통적인 황실음식을 조금 더 고급스럽게 조리해 미식가들의 입맛도 소화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실연회 행사 참가비는 9만 8,000원. 예약손님만 받는다. 21일까지 타이판에서 각 일품요리별로 즐길 수 있는 기회도 마련돼 있다. (02)317-3237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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