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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는 朱子學 독창적 해석,근세 東亞 교육에 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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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는 朱子學 독창적 해석,근세 東亞 교육에 큰 영향"

입력
2001.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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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 탄신 500주년을 맞아 제17차 퇴계학국제학술회의가 15일부터 성균관대에서 국제퇴계학회 등 주최로 열리고 있다. 17일까지 열리는 학술대회는 퇴계(退溪) 이황(李滉ㆍ1501~1570)의 학문과 사상을 총정리하는 의미있는 행사로 평가 받고 있다.

‘퇴계의 삶과 철학,그리고 세계와 미래’라는 주제로 국내외 학자 50여 명이 발표한 연구논문은‘퇴계사상을 통해 새로운 도덕적 패턴과 인간상 정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목적에 모자람이 없는 듯 보였다.

그 중에서도 외국 학자들의 퇴계에 대한 평가와 연구 열의는 고무적이다.

‘이퇴계와 일본’이란 논문을 발표한 다카하시 스스무(高橋進) 쓰쿠바대 명예교수는 “일본의 후세 학문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규슈(九州)의 학자 오오쓰카 다이노(大塚退野ㆍ1677~1750)는 퇴계의 자성록(自省錄)을 읽는 동안에 정주(程朱)의 의미를 깨달아 비로소 뜻을 세워 살피게 됐다”며 “자성록이 일본인에 미친 영향은 특정 학파에만 국한하지 않은 매우 광범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자성록은 퇴계가 58세 때 친구와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 모음집이다.

시바타 아츠시(柴田篤) 규슈대 교수는 ‘백록동서원게시(白鹿洞書院揭示)와 이퇴계’라는 논문에서 “게시는 매우 짧은 문장이긴 하지만 명ㆍ청조 서원 규칙의 모범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조선조 서원이나 일본 에도(江戶)기 번교(藩校) 등에서 학문과 교육의 지침이 되는 등 근세 동아시아 학교 교육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시바타 교수는 “퇴계는 단순한 게시의 세계 속에서 보편적 과제와 그것을 관통하는 것으로서의 ‘경(敬)’의 사상을 읽어낸 것이 아닌가”하고 물었다.

두 웨이밍(杜維明) 하바드대 교수는 “퇴계를 단지 주자학의 전파자로만 규정짓는다면 큰 오류”라며 “그는 주자사상의 모든 철학적 정수를 비판적으로 이해한 독창적 해석가로 규정돼야 한다”고강조했다.

두 교수는 특히 퇴계 사후에 출판된 주자서절요(朱子書節要)를 높이 평가하며 “이책을 단순한 입문서로 생각하면 큰 잘못이다. 주희의 글 전체를 천착한 연구의 결과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두 교수는 ‘지성적 자기정의(自己定義)’를 통해 겸손함과 경건함으로 대학자의 길을 걸은 퇴계야말로 동아시아의 가장 위대한 유학자 중의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참가한 중국학자들 중에는 중의학(中醫學)과 퇴계사상을 연관해 연구한 학자들이 눈길을 끌었다.

수이 디안준(隨殿軍) 창춘(長春)중의학원 퇴계학연구회 명예회장은 “퇴계사상이 중국에서 날이 갈수록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특히 중국 전통의 중의(中醫)이론과 결합, 깊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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