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탄저병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제약주들이 초강세다.15일 종합주가지수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제약품, 녹십자, 동신제약우, 종근당,대일화학, 녹십자우, 녹십자2우B, 유유산업우, 한올제약 등은 가격제한폭(15%)까지 상승했다. 한독약품(9.79%) 일성신약(9.37%) 일양약품(8.15%)일동제약(7.61%) 동성제약(6.91%) 등도 급등했다. 이에 따라 의약품 업종지수는 무려 5.70%나 상승, 1,051.85까지 치솟았다.
■초강력탄저병테마주
이날 의약주가 일제히 승천한 것은 탄저병 때문. 미국 플로리다주와 네바다주에이어 뉴욕주에서도 탄저병 환자가 발견되는 등 생화학 테러가 가시화하면서 항생제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시장의 심리가 급속도로 확산된 것이다.
현대증권 조윤정 수석연구원은 “이미 미국에서 약국마다항생제가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고 탄저병 항생제 싸이프로를 생산하는 미국 바이엘의 주가가 급등함에 따라 제약주가 강력한 테마를 이루며 상승하고있다”고 밝혔다.
특히 제약주는 시장 심리 이외에도 지난해 7월 의약분업 실시 이후 실적이 크게호전되고 있는데다 경기 방어적인 업종 성격으로 인해 최근 ‘주가 상승 3박자’를 모두 갖췄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상장 제약 업체들의 상반기 매출액은평균 5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65억원보다 21.9%나 상승했다. 조연구원은 “생화학 테러라는인간의 목숨과 직결된 강력한 테마에 실적호전까지 받쳐주고 있어 유한양행, 동아제약, 한미약품 등 우량 제약주의 추가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실적관련없어 동반급등 부담
그러나 단순히 탄저병 테마를 믿고 의약품주를 추격매수하는 것은 경계해야한다는지적도 적지않다. 국제약품, 한올제약, 한독약품, 종근당 등이 항생제 매출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미 FDA의 승인을 받지 못한 국내업체들은미국으로의 수출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UN조달본부 의약품 납품 업체인 유나이티드제약과 녹십자, 제일제당 등도 실제 매출 증가 여부는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다만 LGCI의 경우에는 신약 항생제인 팩티브의 FDA 재심의 결과가 주목받는 정도이다.
신영증권 황상연 선임연구원은 “실적과는 상관없이심리적인 요인만으로 의약주가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단기 차익을 노린 데이트레이딩의 표적이 될 수 있는 만큼 추격 매수는 부담스럽다”고말했다.
한편 SK증권 하태기 연구원은 “실적과는 관련없이단지 탄저병만으로 오르는 종목은 의심스럽지만 동아제약, 대웅제약, 유한양행, 한미약품, 일성신약, 제일약품, 삼일제약등의 실적 우량주의 주가 움직임은 주목된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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